‘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박수치더니…예술특수학교 설립 막은 정부

박재홍 기자
수정 2018-09-05 09:59
입력 2018-09-04 22:58
기재부, 타당성 문제 삼아 예산 전액 삭감
장애아 예술·직업특화 교육 무산 가능성
‘강서 특수학교 사태’ 후 관심 높아졌지만
전국 175개 특수학교 중 특화 교육 ‘0곳’
학계 “장애학생 체계적 교육 인프라 절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애초 교육부는 국립대 부설 형태로 부산대와 공주대에 각각 예술, 직업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를 설립하고 두 학교에서 해당 분야에 재능을 가진 장애 학생 300여명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특성화 특수학교가 국립대에 부설 형태로 설립되면 대학이 가진 전문 교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국립대 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지역의 반대여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학교는 전국에 175개교가 있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특수학교는 아직 없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 대구지역 장애학생 3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악 분야에 재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학생만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체계적 교육을 받지 못해 생계를 위한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체·지적장애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의 ‘맑은소리 하모니카연주단’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페스티벌’에 참가해 중주부문 3위에 올랐다. 일반인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연해 이뤄낸 쾌거였다. 2016년에는 서울국제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학생 1명, 졸업생 8명으로 구성된 이 연주단에는 그러나 음악적 재능을 살려 직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2009년 출범한 이 연주단은 초·중·고등학교와 소년원, 병원 등에서 300회 이상 재능기부 공연을 펼쳤지만, 단원들은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거나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다. 대구성보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장애만 없었다면 지자체 교향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라면서 “장애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재능을 살려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8-09-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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