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갑 편드나”…이명희 구속영장 기각에 비판 고조
김태이 기자
수정 2018-06-05 13:57
입력 2018-06-05 13:57
대한항공직원연대 성명…“민초들 보이는 것에 법관은 눈 감아”
한진가(家)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5일 대한항공 직원과 국민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수폭행·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일부의 사실관계와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피해자들과 합의한 내용 등에 비춰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직원연대는 “아직도 법은 갑 아래에서 갑질을 보호하는가”라며 “민초들은 당연히 볼 수 있는 것을 해당 법관은 눈을 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공개된 녹취와 영상만으로도 이 전 이사장이 갑질을 넘어 일상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이 명백한데 어떤 구체적 사실이 더 있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직원연대는 “11명이 신고한 24건의 폭행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수천 건의 폭력 끝에 나온 결과다.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증거가 인멸되다 비로소 터져 나온 수많은 을의 눈물이자 절규”라고 강조했다.
또 “가위뿐 아니라 화분까지 던졌다는 일관된 진술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외면하고, 모든 사실을 을들이 일일이 증명해야만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해주는 이 시스템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수백 명의 직원들이 이 전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허탈하다”, “분노한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직원연대 성명에는 “지지한다”, “공감한다” 등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직원들은 “유전무죄”, “돈 없고 힘없으면 전부 구속되고 힘 있고 돈 있으면 학연 지연 다 대서 풀려난다” 등 자조 섞인 글들과 함께 “영장 발부도 단독이 아니라 합의부로 바꿔야 한다”며 법원 판결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도 올렸다.
특히 이 전 이사장이 피해자 다수와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액의 돈을 들여 피해자를 매수해 해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촛불집회를 ‘범국민 촛불집회’로 확대해 기업 갑질 문화 자체를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과 “총수 일가에 대한 비리 제보도 늦추지 말자”는 독려도 나왔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 등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주요 포털 사이트 관련 뉴스 댓글에도 이 전 이사장의 영장 기각을 비판하는 여러 댓글이 달리고 있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해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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