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예산도 역할도 불투명…차라리 USKI와 KEI 문을 닫아라/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수정 2018-04-10 09:24
입력 2018-04-0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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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0억 이상 예산 투입되고도 “한미 가교는커녕 현지 어필 못해”
수차례 방만 경영 지적당했던 소장
블랙리스트로 맞서는 건 어불성설
공공외교 강화하려면 환골탈태를
워싱턴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한 해인 2014년 한국학에 관심이 많은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워싱턴에 있는 한국 관련 연구소인 한미연구소(USKI)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존재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들 연구소가 정작 한·미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은커녕 현지 오피니언 리더들한테도 활동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었다.
2018년 4월 USKI가 갑자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06년 설립된 뒤 12년째 소장을 맡아 온 재미교포 재구(한국명 구재회) 소장이 보수 성향이라며 청와대가 사퇴 압력을 넣었고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는 이른바 ‘해외판 블랙리스트’ 의혹이 보수 언론을 통해 등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6월 USKI 이사장이 된 지한파 로버트 갈루치까지 이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 소장 살리기’에 나섰다. 이에 청와대와 경사연, KIEP는 “외압은 없었다. 구 소장이 불투명한 예산 집행을 시정하지 않아 내린 조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스스로 공화당 성향이라고 밝힌 구 소장은 불투명한 예산 집행과 비효율적 사업 등에 대한 국회 등의 지적을 받을 때마다 지난 10여년간 USKI에 1~2년씩 연수를 다녀간 한국의 유력 보수 정치인과 공무원, 언론인 등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이 USKI 안팎의 평가다. 이런 구 소장이 방만 경영에 책임져야 한다는 한국 국회와 정부의 지적에 블랙리스트 주장으로 맞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KIEP는 이제라도 연간 예산 50억원 넘게 지원하는 USKI와 KEI 등 한국 관련 싱크탱크를 재평가해 불필요하다면 과감히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대미 공공외교 강화를 위해 존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뼈를 깎는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8-04-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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