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동물과도 교감” 사기일까 위로일까?…애니멀커뮤니케이터 논란
수정 2018-03-17 17:13
입력 2018-03-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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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으로 위로 받았다” vs “과신은 위험하다” 엇갈려상담 비용은 1회 5만~8만원, 죽은 동물과의 교감 비용은 더 비싸
20대 후반 직장인 임민희씨는 2년 전 동물과 의사소통을 도와준다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를 찾았다. 임씨가 키우는 고양이 ‘마루’의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 바꾼 사료 때문인지, 새로 이사간 집이 마루 마음에 드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임민희씨 제공
임 씨는 “타로나 사주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봐서 그런지 만족도는 80%정도 였다”라면서 “이전엔 마루에 대해 크게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잘 짚어줬다”고 했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읽기 위해 애니멀커뮤니케이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살아 있는 동물은 물론 죽거나 실종된 동물도 교감 대상이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애니멀커뮤니케이터 연관 게시물이 5000여 건에 달한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일종의 동물 심리 분석가로 말 못하는 동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2009년 SBS ‘동물농장’에 미국인 애니멀커뮤니케이터 하이디 라이트가 출연하면서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당시 여러 방법으로도 문제 행동이 교정되지 않았던 반려동물들을 변화 시켜 화제가 됐다.
익명을 원한 애니멀커뮤니케이터 A씨는 “동물들은 새로운 환경이나 사람에 적응할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직접 만나기 보다는 사진을 통해 교감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교감비용은 애니멀커뮤니케이터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당 5만원에서 8만원가량이다.
죽은 반려동물과 교감하려면 2만원 가량 돈을 더 내야 한다. A씨는 “사후 상담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영적인 근육을 단련시킨다’고 표현하기도 한다”면서 “명상을 통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을 예민하게 발달시키면 교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 경력이 5년 이상이라는 A씨는 “나 스스로도 사후 교감을 믿는 데까지 1년이 걸렸고 1000마리 정도 교감한 후에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사후 교감은 세상을 떠난 반려 동물에게 ‘그동안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못 다한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싶은 반려인이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애니멀커뮤니케이터를 찾았다는 B씨는 “실제로 신기한 교감을 했다”면서 “(죽은) 내 새끼와 교감하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고 정말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죽은 반려견과 ‘영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에게 ‘사기 상담’을 받았다는 피해자들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SBS 보도에 따르면 애니멀커뮤니케이터 D씨는 사진만 보고 강아지가 죽기 전 관절염을 앓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사인은 ‘악성 빈혈’이었다.
일부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며 현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사진만 봐도 병증을 알 수 있고 치유의 기를 보내 치료할 수 있다며 광고한 것이다. 상담 피해자들은 애니멀커뮤니케이터 27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SBS는 전했다.
픽사베이
또, A씨는 “동물들은 이미지로 말한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이 이미지를 사람의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미지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는 있다. 10개 중 9개는 맞고 딱 한 개만 틀렸는데도 사기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속상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광일 한국애견행동심리치료센터 소장은 “반려동물의 행동심리를 분석할 때에는 여러 행동패턴을 정밀하게 검사해야 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사진만 보고 설명하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과학적 근거가 떨어져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돈을 내면 배울 수 있다고 홍보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사실 반려동물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반려인이지 애니멀커뮤니케이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사후교감은 펫로스의 슬픔을 건강하게 치유하는 방법이라고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충분히 애도하고, 그래도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치료 등 근본적 도움을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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