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작년 거부권 만료 후 산은 ‘패싱’했다

이두걸 기자
수정 2018-02-22 01:17
입력 2018-02-21 23:16
본사 채무 출자전환 꼼수 지적도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해 12월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에게 ‘산은 요청 사항’을 전달하고 이행을 촉구했다. 경영개선대책·장기발전계획 수립,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개선 조치, 차입금 금리 인하, 주주감사 업무 수행 실질화방안, 장기경영계획, 주주와의 신뢰 관계 회복방안, 재무실적 공개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산은은 2016년에는 경영컨설팅을, 지난해 10월에는 주주감사를 제안했지만 한국GM은 이를 거부했다. 앞서 2002년 10월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당시 산은은 한국GM 지분 17.0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향후 15년간 회사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 처분 및 양도’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부여받았지만 지난해 10월 권한이 만료됐다. 산은은 권한 만료 전후로 한국GM 측에 경영개선 요구를 했지만 철저히 묵살당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13일) 나흘 전인 9일에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간 것과 관련해 “한국GM이 이사회 전에 안건을 (산은이 파견한) 이사들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이사회 내용을 사후적으로 공개하면 안 된다는 비밀서약 의무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의 본사 채무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겠다’는 GM의 약속 역시 산은의 추가 출자를 이끌어 내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출자전환이 되면 한국GM은 본사에 이자를 낼 필요가 없어지지만 산은은 소수 주주로서의 비토권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GM과 산은은 회사 정관상 주총 특별결의사항에 대해서는 보통주 85% 이상 찬성으로 가결하도록 했다. 하지만 GM의 출자전환에 대한 증자로 산은의 지분율이 15% 밑으로 떨어지면 비토권도 사라지게 돼 산은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출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8-02-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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