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재용 2심 판사, 감사권 없지만 국민 비판 새겨야”

오달란 기자
수정 2018-02-20 14:35
입력 2018-02-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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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식 판사 감사 요구’ 청원에 답변“삼권분립 원칙상 그럴 권한 없어”
“법관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제외”
“주권자인 국민 비판 새겨들어야”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특별감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답했다. 헌법에 규정된 사법부 독립 원리에 따라 청와대에는 그럴 권한이 없다는 게 요지다. 그러나 헌법상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만큼 법관과 모든 국가권력기관은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등록된 이 청원에는 3일만에 24만 3000여명이 참여해 청와대의 답변 조건인 20만명을 가장 빠른 속도로 넘기는 기록을 달성했다.
답변을 위해 청와대 전문가의 검토와 자문을 받았다는 정 비서관은 “해당 판결 이후 재벌에 대한 유전무죄 판결이라는 비판과 일부 재벌기업 총수가 1심에 실형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는 이른바 3·5법칙에 대한 비난이 불거졌다”면서 “이런 판결을 납득할 수 없는 국민 목소리가 청원에 반영된다는 점을 청와대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비서관은 “청와대는 그럴 권한이 없다”면서 “헌법상 권력 분립의 원리에 따라 사법권은 다른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독자적인 국가권력이다. 헌법 제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관이 재판내용으로 인해 파면,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다면 외부 영향력과 압력에 취약해지고 사법부의 독립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사법권의 독립을 위해 자의적 파면과 불리한 처분 등으로부터 법관을 보호하는 신분상 독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법관에 대한 처벌은 헌법에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정 비서관은 “헌법 제 106조 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아니라면 파면되지 않는다. 징계 처분이 아니면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법관의 판결은 파면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해석이다. 정 비서관은 “법관의 사실 인정이나 법리 해석, 양형 등이 부당해도 법률 위반은 아니다”라면서 “증거 채택과 증명력, 법리 해석에 관해 법관은 고도의 재량권을 인정받는다”라고 말했다.
행정부가 사법부와 법관을 감사할 수는 없지만, 판결에 대한 불만은 항소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정 비서관은 “이미 이 전 부회장 재판에 대해 검찰의 상고가 있었고 대법원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수첩이 증거로 인정되느냐 마느냐 역시 대법원이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법관을 포함에 모든 공무원에 대한 특별감사 권한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정 비서관은 감사헌법 제 24조 3항을 들어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소속된 공무원은 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답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번 청원이 사법부를 흔들고 사법권의 독립을 저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비서관은 “헌법 제 1조 2항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다. 법관도 수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라면서 “헌법 제 21조 1항에 따라 모든 국민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감시와 비판의 성역은 없다. 수권자인 국민은 사법부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정 비서관은 사법부는 물론 행정부와 국회도 국민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권자인 국민이 재판에 대해 비판한 여론이 청원에 반영된 것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악의적 인신공격이 아니라면 국민의 비판을 새겨듣는 것이 모든 국가권력기관의 책임”이라면서 “청원에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짚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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