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치분권 실현 가능성 높이려면/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수정 2017-09-18 21:16
입력 2017-09-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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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개정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는 8개월의 작업을 정리, 헌법개정 주요 의제를 발표하고 지난달 29일부터 11회에 걸쳐 전국 순회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개헌특위가 마련한 헌법개정 주요 의제는 11개 분야 44개에 걸쳐 있다. 1987년 이후 제기됐던 대부분의 헌법개정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포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분야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포함한 권력 구조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지난 3월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헌법개정의 빌미를 제공한 이슈이며 후자는 저출산·고령사회의 지방 소멸 상황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보면 종전 우리 국회에서 가결되는 대부분의 법률은 대통령이 발의한 것이었으나 최근 그 비율이 현저히 저하됐다. 국회선진화법 제정 이후 대통령의 법률안 발의권이 남용될 소지가 차단됐고, 비상대권 또한 최근에는 전혀 발동된 적이 없다. 미국 대통령은 전쟁권을 위반한 사례가 잦아 1973년 전쟁법 제정으로 이를 엄격히 제한했으나 우리나라 대통령은 전쟁선포권을 남용한 사례가 없다.
따라서 상기 질문에 대한 해답은 감사원의 소속과 대통령에게 부여된 인사권 및 중앙집권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헌법개정 논의에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의원내각제, 혼합정부제 등의 권력구조에 갈음해 현행 권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우리가 문제시하는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우선, 감사원의 소속은 비교적 용이하게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회계 감사만이라도 국회 소속이나 중립적인 기관으로 한다면 감사 중립성과 공정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다.
대통령 인사권은 헌법의 철저한 준수와 제도 보완으로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헌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무총리에게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적 사항이 철저하게 준수돼야 한다. 여기에 국무위원은 국무위원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개정한다면 대통령 인사권이 합리적으로 행사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철저한 감시와 비판 또한 대통령 인사권을 합리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하에서 몇몇의 고위직 공무원이 국민 여론으로 사퇴한 것이 주요한 예이다.
끝으로 중앙집권체제를 지방 권한을 강화하는 자치분권체제로 전환하는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을 치유하는 중요한 처방이다. 입법권을 국회와 지방의회가 균점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을 설치할 경우 국회 권한이 크게 축소된다. 대통령 권한도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로 하여금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현실 대응력을 높여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2017-09-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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