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노선 확인한 北, 핵실험·ICBM 도발하나
수정 2017-03-19 14:12
입력 2017-03-19 14:12
北, 틸러슨 순방 마지막날 엔진실험으로 도발 ‘예고’
북한은 지난 1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잇단 도발을 통해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탐색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과 주일 미군기지를 타깃으로 한 스커드-ER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하면서도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는 전략적 수준의 도발은 자제했다.
그러면서 뒤로는 미국 전문가들과 ‘1.5트랙’(반민반관) 대화를 추진하는 등 접촉 시도를 계속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로 내놓을 새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것이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이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해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며 한층 강력한 대북압박 방침을 밝힘에 따라 미국에 대한 ‘기대’를 거둔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대형 도발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실제로 ICBM용으로 보이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시행한 사실을 틸러슨 장관이 동북아 순방을 마무리하는 19일 공개하며 대북 압박에 ‘강 대 강’으로 대응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실험을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이 엔진을 이용한 ICBM 발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CNN방송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준비하는 신호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고 미 정보·국방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ICBM 발사 준비 작업 징후는 명확히 식별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ICBM 발사 준비 작업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북한 내 핵심 미사일공장 동향을 정밀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이 지도부의 정치적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한층 고도화된 핵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6차 핵실험이나 미국을 직접 겨냥한 ICBM 시험발사 등의 전략적 도발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일종의 ‘충격요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외부 압박이 가중되면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면돌파하는 게 북한의 통치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8일 ‘미국의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은 비참한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트럼프 정부)이 그 어떤 대조선 정책안을 선택하든 거기에는 우리 식의 맞춤형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도발의 ‘명분’이 될 수 있는 정치적 기념일이 다음 달 줄줄이 이어진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4월 11일)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4월 13일) 5년을 맞는 데 이어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4월 15일)이 기다리고 있다. 같은 달 25일은 인민군 창건 85주년이다.
다만, 북한이 4월 초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완료 상황 등을 좀 더 관망하며 도발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는 초대형 도발은 아직 완전히 여물지 않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을 더욱 극단적인 강경론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도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 동참 요구를 거부하기가 어려워져 북한으로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 동참 압박을 피하기 위해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압력을 넣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이 변수”라며 “미중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중국이 북한을 최대한 자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