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 유전자 가위로 악성빈혈 유전자 ‘싹둑’

유용하 기자
수정 2016-10-15 00:42
입력 2016-10-14 18:04
돌연변이 잘라내 교정 성공… 美 연구팀 “근본 치료법 찾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UC샌프란시스코 부설 베니오프 아동병원, 바이오래드 래버러토리스사, UCLA, 유타대 의대 공동연구팀이 최신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을 이용해 악성빈혈의 한 종류인 겸상적혈구빈혈증을 고치는 데 성공하고 기초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13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베니오프 아동병원 오클랜드연구소 소속 허석진 박사도 참여했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헤모글로빈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중 하나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해 악성빈혈을 유발시키는 유전병이다. 휘어진 적혈구는 혈관을 쉽게 막아 산소 전달을 차단, 극심한 통증과 함께 진행성 장기 손상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25만명의 아이가 겸상적혈구빈혈증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유발한 뒤 교배를 시켜 자손에게 유전되도록 했다. 그다음 자손 생쥐에게서 빈혈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추출한 다음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로 돌연변이 유전자를 잘라 낸 뒤 다시 생쥐에게 이식했다. 그 결과 빈혈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이 정상 유전자로 교정된 것이 확인됐다.
제이컵 콘 UC버클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유전자 편집 성공률이 낮아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10-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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