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반도 비핵화’ 주장 노림수는…“북중관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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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7-07 17:08
입력 2016-07-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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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을 포함한 중국과의 관계개선 염두”

북한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다섯 가지 전제 조건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7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을 포함한 북중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전날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명백히 하건대 우리가 주장하는 비핵화는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라며 “여기에는 남핵폐기와 남조선 주변의 비핵화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비핵화를 위한 원칙적 요구라며 ‘남한내 미국 핵무기 공개’, ‘남한내 핵무기·기지 철폐’, ‘핵타격수단을 한반도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미국이 담보’, ‘핵 위협·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확약’, ‘미군 철수 선포’ 등을 제시했다.

지난 2013년 1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하였다”고 선언한 이후 북한이 이처럼 구체적인 조건을 들어가며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세계의 비핵화’에 방점을 찍었던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현실적인 협의가 가능한 ‘조선반도 비핵화’로 논의의 폭을 좁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북한의 요구사항 가운데 ‘미군 철수 선포’를 제외한 네 가지는 ‘9·19 공동성명’(2005년)이나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1992년) 등 이미 북한과 주변국이 합의했던 사항들과 상당히 겹친다.

마지막 요구사항의 경우에도 그동안 무조건적인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왔던 것과 달리 먼저 철수를 ‘선포’해야 한다며 다소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특히 이번 발표를 내부적으로 상당한 권위를 지니는 ‘정부 대변인 성명’ 형식으로 내놓았다. 정부 성명이나 대변인 성명은 일반적으로 ‘최고지도자’의 뜻이 상당한 수준에서 직접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 발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김정은 방중을 포함한 중국과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상황 관리 차원에서 유연성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우리 정부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북한의 선(先) 비핵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지만, 기존 합의 사항들을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 협의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중국의 입장을 탐색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 북한 비핵화 실현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중국에 대한 배려나 중국의 입장에 대한 공감이 읽힌다”며 “향후 북중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탐색전을 벌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당대회 이후 본격화하는 조선의 다각외교’라는 글에서 “조선은 주체적 입장과 자주적대를 견지하면서 중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는데 다른 의견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제안에는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에서 제재 이행국간 분열을 유도하고 무기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이다.

장용석 책임연구원도 “이러한 입장 발표와 별개로 북한은 향후 핵무기나 운반수단 개발은 지속할 것”이라며 “단지 이를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발표를 ‘억지 주장’으로 일축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모멘텀을 이완시키고자 하는 기만적 술책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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