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에 친박·친노 빼고 훈풍에 안철수 드러내고

장진복 기자
수정 2016-04-08 18:22
입력 2016-04-08 18:20
현수막·공보물로 본 지도자 마케팅
새누리당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부터 선거운동의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선거철마다 대구 지역 여권 후보들은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현수막이나 명함에 넣고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으로 분류되는 추경호(대구 달성), 이인선(수성을) 후보의 현수막에도 박 대통령의 이름조차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정종섭(동갑) 후보만 선거 홍보 현수막에 박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 공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비박계 후보 중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박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겨냥하는 경우가 보인다. 무소속 주호영(수성을) 후보의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경력이 쓰여 있다. 유승민 의원은 탈당 직후 선거사무실 벽에 박 대통령의 사진을 그대로 걸어 놔 ‘존영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친노 인사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경남 김해을) 후보와 최인호(부산 사하갑) 후보가 공보물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력을 앞세우지 않았다. 김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공보물 첫 페이지에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경력을 큼지막이 기재했다. 하지만 20대 공보물에는 ‘이번에는 김경수, 경험이 다릅니다. 실력이 다릅니다’라고 적혀 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는 광주에서는 더민주 후보들이 문 전 대표와 연관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지도자 마케팅’에 적극적인 곳은 국민의당이다. 안 대표가 각종 행사에 등장하면 안 대표와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끝없이 이어진다. 출마 예정자들이 자신의 선거 홍보물에 넣을 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 후보들은 대부분 정치 신인인 만큼 당의 ‘간판’인 안 대표의 인지도를 빌리려 애쓰고 있다. 인천 남동갑의 김명수 후보는 안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담은 현수막을 선거 사무소 외벽에 내걸었다. 안 대표의 이웃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의 이형남 후보는 홈페이지에 안 대표와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실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6-04-0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