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남편 강간’ 처음 인정될까…재판 시작
수정 2015-11-18 09:15
입력 2015-11-18 09:15
남성 강간미수 혐의 여성은 국민참여재판서 무죄…영향 줄 듯
남성을 강간한 혐의로 처음 기소된 여성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어 이번에는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우수 부장판사)는 18일 남편을 가둬 다치게 하고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감금치상·강간)로 기소된 심모(40)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심씨는 이혼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려고 김모(42)씨와 짜고 올해 5월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남편을 가둔 뒤 청테이프로 묶고 한 차례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그는 이혼 소송에 제출하려고 남편에게서 ‘혼외 이성관계가 형성돼 더는 심씨와 함께 살기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받아낸 혐의(강요)도 받았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2013년 5월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처음으로 인정한 이후 아내가 피의자로 구속된 첫 사례다.
재판의 쟁점은 심씨가 다른 남성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감금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강제로’ 성관계를 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는 게 법원의 확립된 판단이다.
그러나 대체로 여성이 남성을 힘으로 제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어서 심씨가 남편을 청테이프로 묶었다 하더라도 남편의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이 명확히 입증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으로서는 처음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전모(45·여)씨 사건에서도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 9명이 만장일치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전씨는 이별을 요구하는 내연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그의 손발을 노끈으로 묶고 성관계를 시도했으며 망치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전씨가 151㎝·44㎏의 작은 체구인데다 사건 현장에 전씨의 혈흔이 더 많이 묻어 있었다는 점 등이 고려돼 내연남의 폭력 행사에 정당방위로 망치를 휘둘렀다는 전씨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전씨가 국민참여재판으로 무죄를 받은 바 있어 심씨 역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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