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신질환 의심되면 강제입원 의사 처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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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11-11 07:36
입력 2015-11-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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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다투다 전 부인 병원에 감금한 50대 징역 1년6월

정신병원 입원 과정이 불법이었더라도 질환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면 입원시킨 의사는 감금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법상 공동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모(43), 이모(61)씨에게 각각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두 사람은 2013년 1월 배모(57)씨가 강제로 데려온 그의 전 부인 허모(53)씨를 병원에 각각 5∼7일 입원시켜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7년 협의이혼한 배씨는 나중에 숨겨둔 재산이 드러나 허씨로부터 “6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소송을 당했다.

배씨는 법정다툼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허씨의 집에 찾아가 양팔을 묶은 뒤 응급이송차량에 태워 조씨의 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배씨는 허씨의 약혼남이 퇴원을 요청하자 퇴원수속 도중 허씨를 다시 제압해 이씨의 병원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 사설 응급환자 이송업체도 동원됐다.

허씨는 병원에서 전화통화와 편지·면회를 전부 금지당했다. 배씨의 만행은 TV 시사프로그램에 보도됐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사의뢰로 배씨와 두 의사, 이송업체 직원 등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두 의사는 1심에서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공동감금죄가 추가됐다. 2심은 “허씨가 불법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합리성이 의심되는 가족 진술에만 의존해 강제로 입원시켰다.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감금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두 의사의 입원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족 진술뿐만 아니라 허씨를 직접 대면한 결과 망상장애 등이 의심돼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이라며 “정확히 진단해 치료하려고 입원시켰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허씨를 응급이송차량에 강제로 태워 옮기는 데 가담했거나 공모하지 않은 이상 감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호의무자에게 입원동의서를 제대로 받지 않는 등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의 유죄 판단은 유지했다.

전 남편 배씨는 공동감금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월 확정 판결을 받았다. 허씨를 강제로 이송차량에 태우는 데 가담한 아들(27)도 징역 8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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