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야구 희비 가른 두산-KIA의 한판승부
수정 2015-10-04 17:35
입력 2015-10-04 17:35
잠실구장 1루 내야석은 거의 손안에 들어온 3위 자리에 열광한 두산 홈팬들의 응원으로 하얀 물결을 이뤘다. 반면 반대쪽 KIA 원정팬 들은 김현수의 한 방으로 포스트 시즌으로 가는 다리가 끊어졌음을 직감했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KIA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두 팀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었다.
두산으로서는 3위냐, 4위냐가 결정되는 갈림길이었고, KIA 역시 이날 패하면 ‘가을야구’의 불씨가 꺼진다는 것을 알았다.
두 팀의 맞대결은 올 시즌 8번째로 잠실구장 만원 관중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나란히 총력전을 예고한 두 팀의 맞대결은 그러나 의외로 싱겁게 마감이 됐다.
전날 광주 맞대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KIA는 이날 가용할만한 전력이 부족했다.
선발 홍건희는 2⅔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남발하며 무너졌고, 뒤이어 등판한 유창식-박정수 역시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점수 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두산은 KIA의 젊은 투수진을 상대로 4-0으로 앞서간 6회말에 김현수가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현수의 한방을 기점으로 3루쪽 응원석에는 빈자리가 점차 늘어났다.
결국 두산은 KIA에 9-0 완승을 거두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위 자리를 확정 지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오랜 마음고생을 덜었다. 교체 용병까지 포함해 외국인 선수 5명 가운데 누구도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마터면 4위로 어렵게 포스트 시즌을 치를 뻔했으나 전날 역전승을 포함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두산은 이날 경기 뒤 ‘2015 포스트 시즌! 팬 여러분과 함께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포스트 시즌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회 수비수들의 움직임, (선발 이)현호의 자신감 있는 피칭을 보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을 돌아보면 9월에 부진하면서 3위와 3경기차까지 갔는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한 부분이 고맙다. 시즌 개막 뒤 1승씩 차곡차곡 쌓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등이 어려운 부분이었고 6연패 뒤 1승한 이후 다시 2연패한 것이 올 시즌 가장 어려운 고비였는데 이를 잘 이겨내고 3위로 마감해서 기쁘다. 선수들 모두 고생 많았고, 팬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KIA는 시즌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펼치며 버텨왔지만 2경기를 남겨두고 포스트 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나 KIA의 올 시즌을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가진 전력에 비해 잘 싸운 편이었다.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지만 김기태 감독의 배려와 신뢰의 리더십 속에 선수들이 똘똘 뭉쳐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은 큰 경험을 쌓았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 모두 고생 많았다. 선수 각자 오늘의 기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부족한 부분을 더욱 보완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 보이겠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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