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기억 숲’에 12세 소녀 시절 풍경 담는다
수정 2015-09-03 18:27
입력 2015-09-03 15:27
서울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착공
연합뉴스
어느 따스한 날, 12세 소녀가 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마당의 모습은 어떨까.
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공원에서 공사를 시작한 은 12세 소녀가 햇볕이 따스한 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봤을 때 볼 수 있는 풍경을 주제로 삼았다.
숲의 설계 및 조성을 맡은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는 “최연소인 12세 때 위안부 생활을 시작한 할머니를 기억하자는 뜻에서 주제를 정했다”며 “사람들이 이곳을 할머니들이 소녀 시절에 만들어 놓은 정원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할머니들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정원을 나비가 좋아하는 다채로운 식물들과 우리 자생종으로 꾸밀 계획이다.
한쪽에 모든 사람들이 햇볕을 동일하게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20∼25m짜리 담장을 설치하고, 정원 다른 편에는 김순덕, 김복동 등 위안부 할머니들이 직접 그리신 수채화 및 압화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할머니들의 족적을 남기기 위해 발 모양을 음각해서 바닥에 매입하고, 담장과 창틀, 돌들 사이에 머리빗과 손거울 등 할머니들을 기억하게 할 수 있는 물건을 놓아둘 계획이다.
황 작가는 “할머니들이 소녀 시절 주로 입었던 검정치마와 흰저고리, 검정고무신을 정원의 이정표로 삼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찾아 드리는 일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찬다”며 “이 곳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정원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좋은 장소에서 우리를 기억하게 해주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원옥 할머니와 참석자들은 삽으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의 첫 나무인 반송에 흙을 날랐다. 길원옥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어 반송에 걸었다.
이 숲 조성을 위해 365mc 비만클리닉,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트리플래닛, 마리몬드 등이 크라우드펀딩(nabiforest.org) 방식으로 5천여만원을 모았다. 숲 조성을 위한 모금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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