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문 풀어줄 ‘키맨’ 나타날까
수정 2015-04-10 17:39
입력 2015-04-10 17:39
성 전 회장 언론 인터뷰서 “직원이 심부름”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은 공여자 진술에 입증의 상당 부분을 의존한다. 대부분 현금거래가 이뤄지는 데다 돈을 받았다는 사람은 대부분 발뺌을 하기 때문이다.
’성완종 리스트’의 경우 공여자를 자처한 성 전 회장이 사망했고,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도 8∼9년 전이어서 물증이 남아있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돈 전달에 관여했을 성 전 회장의 측근을 확보하는 게 검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줬지요. 거기까지 가는 사람은 심부름한 사람은 우리 직원들이고요”라고 말했다.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게 돈을 전달할 때 동행한 주변 인물이 있다는 얘기다.
금품제공이 사실이고 ‘심부름꾼’도 실제로 존재할 경우 스스로 검찰 등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금품메모’와 언론 상대 인터뷰가 진실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유언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과 심부름꾼 주변의 금융거래내역을 추적해 의미있는 뭉칫돈의 흐름을 확보한다면 유품으로 발견된 메모 등과 함께 유력한 정황증거로 삼을 수도 있다.
성 전 회장이 2002년 5∼6월 자유민주연합에 불법 정치자금 16억원을 전달할 때도 측근이 관여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대아건설 회장이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특보로 재직하면서 2004년 17대 총선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지방선거 자금 3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김 전 총재의 부탁을 받고 대아건설 경리이사 전모(50)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전씨는 성 전 회장의 지시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 16억원을 조성하고 자민련 중앙당 후원회에 기부했다. 돈은 대아건설 지하주차장에서 전씨가 자민련 사무부총장에게 직접 줬다.
성 전 회장과 전씨는 법인 후원금 한도를 넘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네려고 하도급업체 8곳 명의로 후원하는 것처럼 꾸몄다가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성 전 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심부름꾼 전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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