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했는데도 독감 걸리는 이유는?
수정 2015-02-18 09:32
입력 2015-02-18 09:32
WHO 예측과 실제 유행 바이러스 ‘미스매치’ 발생...백신공급에 차질
실제로 올겨울 홍콩에서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독감 바이러스는 현재 시판 중인 인플루엔자 백신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하다. 독감 백신이 독감을 막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WHO 예측 ‘미스매치’ 발생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2월경(북반구 기준)에 그해 겨울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3종을 예측해 백신 성분에 포함하도록 권장한다. A/H1N1, A/H3N2, B형 3종의 바이러스의 아형(subtype)을 특정해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면 백신 제조업체는 이 3종의 바이러스를 포함한 백신을 보통 3∼6월 중 생산해 그 해 겨울에 공급한다.
그 해 유행한 바이러스가 WHO의 예측과 일치하는 경우 백신으로 독감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으나, 예측이 빗나가는 ‘미스매치’(불일치)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겨울의 경우 B형 바이러스가 예측을 벗어나 유행했고, 올겨울에는 WHO가 예측했던 바이러스 가운데 A/H3N2의 아형이 예측과 빗나갔다. 이번 시즌 미국과 홍콩에서 여러 사망자를 낸 독감도 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올해 백신의 독감 예방 효능은 3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콩의 경우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특히 기승을 부려 15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A/H3N2에 의한 독감 발생이 두드러지지는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발생 양상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나 아직 예년 수준 이상으로 유행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세포배양백신·4가백신으로 대응력 높일까
홍콩의 경우 주로 새해 들어 독감 환자가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유행한 종류의 A/H3N2 바이러스를 포함한 새로운 백신은 4월 이후에야 배포될 예정이어서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개발된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은 이처럼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세포배양 방식을 이용한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동물세포를 사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세포배양 방식은 기존의 유정란 배양방식과 비교해 바이러스 배양에 필요한 특정 세포를 사전에 대량으로 준비할 수 있어 짧은 기간에 백신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당시 WHO가 배포한 종자균주가 국내에 입고된 지 약 5개월 후에야 백신이 공급됐으나, 세포배양 방식으로는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2개월 내에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SK케미칼의 설명이다.
최근에 속속 개발되고 있는 ‘4가 백신’도 백신의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백신은 3가 백신으로 WHO가 권고한 바이러스 3종만 포함하고 있는데, 4가 백신에는 B형의 두 가지 아형을 모두 포함해 4종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4가 독감 백신이 지난해 처음으로 승인돼 2015∼2016년 시즌부터 시판을 앞두고 있고, 녹십자와 SK케미칼도 4가 백신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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