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외환銀 ‘시험’ 연기됐다고 좋아할 일인가요
이유미 기자
수정 2015-02-13 01:39
입력 2015-02-1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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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코앞에 다가와 애면글면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험이 연기됐습니다.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통합이 연기됐다고 과연 박수치며 좋아할 일일까요. 외환은행 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지난해 4분기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나 오그라들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달러 강세 여파로 4분기에만 ‘비화폐성 환손실’이 242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체 손실액(9억원)의 27배, 어마어마합니다. 외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외화부채자산(2조 4194억원)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강(强) 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도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죠.
외환은행의 강점이었던 해외 네트워크(91개, 법인·지점·사무소 합산)도 경쟁 은행에 역전당했습니다. 우리은행(184개)이 최근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에 성공하면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김 회장이 “이대로 가다간 부산은행에도 역전당한다”고 탄식한 것이 과장은 아닌 셈이죠.
한국은행에서 떨어져 나온 외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유난히 자존심이 셉니다. 우수 인력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먹튀’의 상징이 된 론스타 10년을 거치며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간고사가 늦춰진 사이 다른 학교(경쟁 은행) 학생들은 벌써 기말고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옆 반 친구들(하나은행)과도 피 말리는 경쟁을 계속해야 합니다. “시험 범위가 넓어지고 난이도만 더 올라갔다”는 한 외환은행 임원의 걱정을 직원들도 곱씹어 봐야 할 때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5-02-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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