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창조경제와 정부3.0, 그거 다른 건가요/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4-01-15 00:00
입력 2014-01-15 00:00
정부3.0은 어떤가. 정보의 활용도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제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 공공부문의 자료 제공이 국민에게 생소한 탓으로 여겨진다. 최근 공공데이터포털의 이용 행태를 조사해 봤더니 공무원의 신상명부 파일을 가장 많이 내려받았다고 한다. 의외의 결과이다. 그다음도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의 현황이었다. 정보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공직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이었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까. 문서 원문을 한 해에 1억건을 공개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진다. 아직도 일방향식 공급 자세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야 할 판이다.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다. 자료는 널려 있지만 개인맞춤형 자료를 찾기가 의외로 어렵다. 공급자는 자료의 분석능력이 좋아야 하고, 수요자 입장에선 접근성이 양호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멧커프법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의 데이터 파급력은 엄청나다. 최근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만들어졌다니 빠뜨림 없이 짚어야 할 사안이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개방과 공유, 협업시대를 맞아 지향점은 같다. 정책의 수행과정에서 맡은 임무만 다를 뿐이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정부3.0은 창조경제 구축에 조력자 역할을 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수단이란 뜻이다. 예컨대 공공정보를 개방해 개인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활용케 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민간과 정부 간에, 정부3.0은 공공부문 간의 관계가 더 깊다는 점이 또 다른 면이다.
최근의 창조경제와 정부3.0 간의 경쟁 분위기는 이런 관점에서 눈에 띈다. 실적을 의식한 서로 간의 곁눈질이 잦아졌고, 성과물을 내놓으려는 방식도 점점 닮아간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의 정보 다운로드 건수나 창조타운에서의 벤처창업 건수가 창조경제에 도움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긍정의 시그널일 수 있다. 먼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운반 도중에 죽지 않게 하려면 수조에 물메기를 함께 넣어야 한다고 한다. 청어가 물메기에 잡히지 않으려고 긴장한 채 도망다니면서 살아남는다는 이치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놓을 시너지 효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어느 것이 청어이고 물메기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지금도 수많은 공공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한 땀 한 땀 실밥을 꿰는 일념으로 시시각각 도출되는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올 한 해는 창조경제의 성패가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시기다. 개방형 혁신은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성공해야만 하지 않겠나.
hong@seoul.co.kr
2014-01-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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