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능필수 정해놓고 토론회 하나”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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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8-08 16:45
입력 2013-08-08 00:00

“수능 필수전에 잘 가르쳤나 반성해야…역사과목 너무해”교육부 토론회, 발제·토론자 7명 중 6명이 수능필수화 찬성론자로 구성

교육부가 8일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지만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일방적으로 수능 필수를 주장,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 등 7명 가운데 한국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 지정에 반대 입장인 패널은 송호열 서원대 교수가 유일했다.

나머지 토론자들은 역사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내세웠고, 대부분이 역사전공 학자이거나 수능 필수를 주장해온 교원단체 소속이었다.

발제자로 나선 최상훈 서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수능 필수과목화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활용 등 2가지를 역사교육 강화방안으로 내세웠다가 토론자의 의견 개진 후 반론을 할 때 수능 필수만이 대안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최 교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현실적으로 타당한 방안이라고 생각했는데 토론자의 의견을 들어보니 문제가 있겠다”며 “그것(검정시험)을 철회하고 1안(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타당하다는 것으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한 반대 입장의 토론자인 송호열 서원대 교수는 “찬반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절하게 나눠서 발표해야 하는데 이것이 토론회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토론회 2시간 전에 참석해달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참석했는데, 내가 없었다면 토론회가 아니라 공청회가 될 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과목은 수업 시수가 많이 늘었고, 유일하게 필수 과목인데도 수능 필수까지 주장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역사교육을 강화할 것이 아나라 바르게 역사를 교육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서 교수는 “6·25 전쟁인지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른다고 하는 것은 시수가 부족하거나 수능 필수가 아니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며 “학교에서 교사가 몇 분만 제대로 가르쳤다면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왜 역사 선생들이 제대로 안 가르치고 시수 문제로, 역사교육이 약하다고 주장하는가”라며 “바르게 역사교육을 했으면 이런 문제가 안 생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사가 수능 필수가 되면 단 1점이라도 더 따야 하는 현실에서 과외를 안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1점에 따라 서울대냐 연·고대냐 달라지므로 국·영·수와 똑같이 과외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 대부분도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부정적이고 토론회 진행 방식에 대한 지적이었다.

방청객 중 한 명인 춘천교대 박승규 교수는 “수능 과목에 없어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교육은 교사 수준을 넘지 못한다”며 “먼저 어떻게 가르쳤는지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국도덕윤리과학회에서 나왔다는 한 방청객은 “토론회가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지 하나를 정하고 끌고가는 것은 비겁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얻은 한 방청객은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반대하는 어느 단체도 교육부로부터 섭외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이번 토론회는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선포한다”고까지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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