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우윳값 제동 ‘정부 입김’ 작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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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8-08 16:35
입력 2013-08-08 00:00
농협 하나로마트가 우윳값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우유업계는 올해 처음 도입된 ‘원유(原乳)가격 연동제’에 따라 8일부터 우유가격을 1ℓ당 250원가량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날 개장과 함께 인상된 우유 출고가를 소매가격에 반영해 판매했으나 1시간여 만에 예전 가격으로 환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가 당분간 우유 출고가 인상분을 소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기로 한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우유업계가 출고가격을 높이더라도 당장 소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분간 손해를 보더라도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저가 보장제’ 등을 시행하는 대형마트들로선 하나로마트가 당분간 우유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이를 무시하고 가격 인상에 나설 순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우유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배경에 정부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하나로마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하나로마트 관계자를 불러 사실상 우윳값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기재부는 주요 우윳값 인상의 적절성을 조사해 문제가 있으면 가격인하 유도 등의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8일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진(이익)을 깎으면서까지 업체의 우윳값 인상안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은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2년 전 유업계 가격 인상 때도 하나로마트는 같은 행보를 보였다”며 “하나로마트가 가격을 낮추면 결국 대형마트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 측은 정부의 입장과는 무관한 ‘경영상의 조치’라면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방침도 고려 요인 중 하나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에서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소비자 부담과 정부의 물가 안정 방침을 고려해 가격 인상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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