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눈물의 정치학’…눈시울 붉히는 의원들
수정 2013-08-08 16:33
입력 2013-08-08 00:00
요즘들어 부쩍 민주당 의원들이 눈물을 보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에게 감정의 과잉표출이 덕목이 될 수는 없지만, 최근엔 ‘전염성’이 꽤 있어 보인다.
이들이 쏟은 눈물에는 회한, 분노, 좌절, 연민 등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는 듯하다.
배재정 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의 송전철탑 고공농성 해제와 관련, “이들은 농성해제를 선언하면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죄송한 쪽은 오히려 정치권”이라고 논평하다 갑자기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해온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낙루(落淚)’가 잇따랐다.
김현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조사가 새누리당의 발목잡기에서 벗어나 순항하길 바라는 충정에서 사퇴한다”며 국조특위 위원 사퇴의 변을 밝히던 도중 와락 ‘폭풍눈물’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당 대변인직을 내려 놓으면서도 ‘눈물의 고별 브리핑’을 했었다.
국조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여야 간사간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던 지난달 30일 브리핑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다 “지금까지 달래고 붙잡았던 노력이 수포가 되는 듯 해 매우 아쉽다”고 말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 의원과 함께 국조특위 위원에서 물러난 진선미 의원은 지난 5일 국조특위의 국정원 기관보고 때 방청석에 앉아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의 기조발언을 듣던 중 눈물을 터트리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강기정 의원은 5.4 전당대회 과정에서 후보직 사퇴하면서 눈물을 참지 못했고, 장하나 의원은 지난 5월21일 경남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을 찾아 지역 주민들의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는 정부·여당의 일방독주가 울분을 터트리게 하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눈물샘은 ‘온전’한 듯 하다.
역대 대선에서도 ‘눈물’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TV 아침 방송에 나와 사별한 첫 부인 차용애씨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2002년 대선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무현의 눈물’ 광고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었다.
변호사 출신으로 냉정한 이미지였던 문재인 전 대선후보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관람한 뒤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빈 객석에 혼자 앉아 10분간 연방 눈물을 훔쳤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밀렸던 힐러리 클린턴이 유권자와의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10% 포인트나 뒤지던 지지율을 일시 만회한 적이 있다.
눈물을 통한 ‘감성정치’를 두고 일각에서는 회의적 반응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여 투쟁 과정에서 복잡한 심경의 표출 아니겠느냐”면서도 “자칫 전략적 정치행위로 비쳐지면서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때로는 절제된 한마디가 더 큰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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