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민주택 보급 난맥상…리커창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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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8-08 10:48
입력 2013-08-08 00:00

권력층이 알짜 싹쓸이, 서민들은 원거리·저품질에 외면

중국 정부가 국민의 주거 복지 향상 차원에서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서민주택 보급 사업의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이를 진두지휘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도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서민주택은 ‘보장방’(保障房)이라고 불린다.

보장방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되는 ‘경제실용방’(經濟實用房)과 임대료가 주변보다 싼 임대주택으로 양분된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보장방 3천만채를 짓는다는 목표하에 전국적으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한 집에 평균 3명이 거주한다고 가정할 때 1억명 가까운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주거 안정 프로그램인 셈이다.

그러나 속속 입주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도리어 국민 사이에서는 보장방 사업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 분위기다.

우선 좋은 입지 조건의 알짜 보장방이 정작 집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아닌 관리와 그 친인척 등 특권 계층에게 흘러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작년 11월 허난성 정저우(鄭州)시의 부동산 담당 국장이던 자이전펑(翟振峰)이 경제실용방 308채의 불법 전매를 주도했다는 폭로 기사가 나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의 불만과 커지자 리 총리는 직접 나서 “목표량을 건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공평한 분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야만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뒷배가 없는 서민들이 입주하는 보장방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7일 한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 자료를 인용, 산둥·광둥·한이난성 3곳에서만 완공 후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빈 보장방이 5만채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높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에 신음하는 중국 서민들이 보장방을 외면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직장이 몰린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다. 품질도 일반 상업 주택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주변 생활 기초 시설이 부족한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광둥성 선전(深천<土+川>)시에 지어진 8천250가구 짜리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에 배정을 희망한 1만여명 가운데 45%가 신청을 철회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단지에서 시내의 직장까지 출근하려면 차가 특별히 막히지 않아도 3시간은 족히 걸린다.

왕이우(王毅武) 하이난대 경제연구소 소장은 “빈집 비율이 높은 것은 대량의 보장방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자금과 토지 등 자원의 낭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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