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타자 크루스, 류현진 완봉 도운 ‘우정의 홈런’
수정 2013-05-29 13:54
입력 2013-05-29 00:00
크루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 무사 1루에서 왼쪽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첫 두 개의 공에 연달아 헛스윙한 크루스는 볼 두 개를 골라내고 파울로 한 차례 나쁜 공을 끊으며 제 호흡을 찾고는 6구째 시속 143㎞ 직구가 몸쪽으로 치기 좋게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날 선발 류현진은 에인절스 타선에 4사구 없이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는 환상적인 호투를 펼쳤으나 다저스 타선이 여전히 답답한 공격에서 탈출하지 못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크루스의 홈런 한 방 덕에 다저스는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크루스는 류현진이 입단한 직후부터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선수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멕시코 출신으로 8년 동안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친 그는 자신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를 못해 외로움을 겪었다며 류현진의 마음을 헤아려 옆에 다가섰다.
스마트폰에 서로 번역 프로그램을 깔아 의사소통하는 모습으로 관심을 끌었고, 서로 스페인어와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훈련 뒤 개인 시간에는 함께 탁구를 즐기는 등 클럽하우스의 ‘단짝’이 돼 줬다.
이달 초에는 류현진과 한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소개돼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크루스의 배려 덕에 문화의 벽에 부딪힐 수 있던 류현진은 특유의 여유로운 성격을 미국 생활에서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이날 홈런도 마찬가지였다.
중반이 넘어가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외로운 호투를 벌여야 하던 류현진은 크루스의 홈런 한 방 덕에 한층 여유를 찾고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이어졌다.
즐거움을 누린 것은 류현진만이 아니다.
크루스 역시 시즌 첫 홈런을 친구의 역사적인 승리를 돕는 결승포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째를 보내는 크루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홈런이 6개로 펀치력을 인정받는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에는 정확도마저 떨어져 시즌 타율 0.105의 형편없는 빈타에 허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모처럼 ‘손맛’을 봐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29일은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나누던 두 친구가 모처럼 함께 웃은 날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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