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시험대에
수정 2013-02-12 16:11
입력 2013-02-12 00:00
국제사회와 공조 속 대북강공 불가피ㆍ신뢰 프로세스 조정도 시야에 관계개선 시도 등 ‘대북위기 이후’도 준비해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한간 신뢰가 점진적으로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국제사회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남북관계 정상화와 발전을 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뚫고 궁극적으로는 통일로 가는 튼튼한 다리를 놓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박 당선인으로서는 북한 핵실험으로 답답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대전제라 할 ‘비핵화’가 정권 출범도 전에 어긋나버리면서 대북 정책의 큰 틀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는 고민의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일단 박 당선인은 자신의 지속적인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강경 모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분간 ‘대화’보다는 ‘제재’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이 이날 당선인 비서실에서 소집한 긴급 북핵 회동 직후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한 브리핑에서 “6자회담 당사국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북한이 성의있고 진지한 자세와 행동을 보여야 함께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회의 직전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수정 가능성에 대해 “핵실험이 확실하다면 옛날 같지는 않겠죠”라고 말한 것도 기조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해석을 낳았다.
역대 당선인 중 최저 수준으로 평가받는 직무 수행도를 감안하더라도 박 당선인이 당장은 북한에 대해 강경대응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라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단호하고 안정된 리더십을 보여주는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긴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은 있다. ‘강공’만으로는 지금의 ‘대북 경색’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고, 박근혜표 외교안보정책은 채 펼쳐보일 수도 없는 국면에 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불안은 단순히 외교안보의 차원을 넘어 새 정부의 강력한 개혁추진 등 힘찬 국정운용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시간을 두고서라도 ‘북한발 리스크’의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핵실험에 대한 ‘채찍’과는 별도로 박 당선인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화해’ 의지는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당선인측 한 인사는 “지난 두 달 동안 남북 관계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 비밀 접촉을 하든, 특사를 보내든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는 새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결국 ‘북핵 위기’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난 7일 박 당선인-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간 북핵 3자 회동에서 문 위원장이 제안한 ‘북핵 특사’ 등의 방안도 장기적인 고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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