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코리아 태권’ 밝잖아 ‘글로벌 태권’
수정 2012-08-13 00:42
입력 2012-08-13 00:00
태권도팀의 맏언니 이인종과 남자 중량급의 간판 차동민은 12일 각각 여자 67㎏ 초과급과 남자 80㎏ 초과급 8강에서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전날 열린 여자 67㎏급의 황경선만이 금메달을 챙겼다.
황경선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외국 선수들의 실력이 한 해가 다르게 늘고 있다.”면서 “우리도 올림픽을 치르려면 1년이 아니라 3~4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혁 감독은 “종주국의 자만심은 이제 버려야 한다.”며 “종주국의 아성은 지키겠지만 우리가 독식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도, 레슬링, 양궁 등 다른 종목은 상시 체제로 4년간 올림픽을 준비하지만 태권도는 3~5개월 준비가 끝이었다.”며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이렇게 무관심하면 런던에서 금메달 하나도 못 건질지 모른다’고 했는데 이제는 정말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은 깎였지만 태권도의 정식 종목 유지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태권도는 역대 대회에서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2004 아테네 대회 때에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판정 시비가 불거졌고 베이징 대회 때는 판정 번복으로 승패가 뒤바뀌고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한 선수가 심판에게 발차기를 날리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없다.”는 관중의 반응도 퇴출 위기를 더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전자호구 시스템이 이번 대회 도입됐고 ‘즉시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되면서 경기장은 환호로 들끓기 시작했다. 머리 공격에 최고 4점을 줘 극적인 역전이 가능하도록 득점 규정도 바뀌면서 경기에 활력을 더했고 이 때문에 관중석은 빈자리 없이 뜨거운 반응이 넘쳐났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08-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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