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도 피스트 떠날 수 없었던 신아람
수정 2012-08-01 01:07
입력 2012-08-01 00:00
규정상 피스트 떠나면 경기 완전 종료3-4위전 출전 거부시 실격패와 추가 징계 불가피
신아람은 30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운영진이 경기를 종료시키지 않아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해 패배했다.
관중석 전체가 술렁일 만큼 명백한 오심으로 메달을 놓친 신아람은 선수단이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동안 피스트 한쪽에 걸터앉아 눈물을 흘렸다.
신아람은 패배가 선언된 직후부터 한 시간이 넘도록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암전된 경기장 한가운데 환히 불을 밝힌 피스트에서 동료의 위로도 받지 못한 채 앉아있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외로웠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아람은 어깨를 토닥여줄 손을 찾아 떠날 수 없었다.
규정상 선수가 피스트를 내려오면 경기가 종료된 것으로 간주하고 바로 다음 경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선수단의 항의가 진행 중임에도 다음 경기가 시작되면 심판의 판정에 의해 3~4위전으로 떨어진 신아람은 바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자연스럽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만약 이를 거부하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 기술위원회는 먼저 옐로카드를 주고, 재차 출전을 거부하면 블랙카드를 내민다.
블랙카드를 받으면 실격패가 될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남은 여자 에페 단체전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아람은 답답하고 외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끝까지 피스트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운영요원들이 신아람을 대기실로 보내려 할 때 ‘노(No)’를 외치며 기립 박수로 격려하던 관중들이 고독한 신아람에게 그나마 희망을 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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