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괴물… 진화의 비밀 풀어줄 열쇠 아닐까
수정 2012-05-12 00:00
입력 2012-05-12 00:00
【자연의 농담】 마크 S 블럼버그 지음 알마 펴냄
우리가 흔히 들었던 말들이 있다. 예컨데 ‘장님’ ‘벙어리’ ‘꼽추’ ‘병신’ 등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자주 쓰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장애를 극복하면서 잘 살아가기 때문이다. 신간 ‘자연의 농담’(마크 S 블럼버그 지음, 김아림 옮김, 알마 펴냄)은 부제 ‘기형과 괴물의 역사적 고찰’에서 보듯 인간에게서만이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기형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을 추적해 나간다. 그러면서 과연 그들이 정말 쓸모없는 존재인지, 혹은 단순한 자연의 실수인지, 그도 아니면 자연이 우리에게 준 또 다른 선물인지 고찰하고 있다. 또한 별나고 괴기한 대상을 통틀어 ‘괴물’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은 우리가 갖는 과도한 환상이나 완벽함에 대한 왜곡된 개념으로 사용돼 왔음을 지적한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전형’이나 이와 다른 ‘이형’은 넓은 관점에서 봤을 때 지구라는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공존은 자연의 본성에 관해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그 비밀은 전형이 아닌 수많은 이형 속에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책은 바로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쓰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이형(기형)들을 자연의 실수라고 보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강조한다. 이형을 라틴어로 ‘자연의 농담’이라고 불렸는데 이형과 괴물로 인식하는 현대의 관점과는 사뭇 다르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풀어내고 있다.
또한 진화와 발생의 비밀을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종류의 발생적 이형을 가지고 있는 생물의 중요성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발생의 진화적 결과와 진화의 발생적 결과’를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기형과 괴물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2-05-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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