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환급 판결에 납세자 소송 이어질까
수정 2011-06-22 16:56
입력 2011-06-22 00:00
개인들 환급액 미미..집단소송 가능성 있어
이에 따라 종부세 환급 여부를 둘러싸고 납세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관련 소송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개인별 환급액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집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법원 “재산세 공제 잘못됐다..국세청 “문제없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21일 한국전력공사와 국민은행 등 25개 기업이 “종부세와 재산세가 중복해서 부과됐다”며 각 관할지역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종부세법 시행규칙상 계산방식에 따르면 재산세액을 일부 공제하지 않은 채 종부세를 부과하게 되는데 이는 이중과세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현행 종부세법은 이중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종부세 가운데 재산세를 공제하게 돼 있다. 그런데 시행규칙상 계산방법대로 세액을 산정하면 재산세 중 일부가 공제되지 않아 그만큼 세액을 초과 징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그 초과분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80%)을 곱해 과세표준액을 산출한다. 이후 세율을 곱해 나오는 종부세액에서 초과분에 해당하는 재산세액을 공제해주는 구조로 돼 있다.
법원이 문제로 삼은 부분은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종부세 산출세액에서 빼주는 재산세액이 부당하게 적게 산출됐다는 것이다.
가령 공시가격 10억원짜리 주택이라면 공제 기준인 6억원을 넘는 4억원의 80%인 3억2천만원에 대해 종부세를 과세한다. 이 3억2천만원의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60%)인 1억9천200만원의 0.4%가량인 재산세액을 종부세에서 공제한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재산세 공제액을 계산할 때 이 4억원의 80%가 아닌 100%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세청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는 공제기준 초과액의 80%만을 적용하면서, 재산세 공제액을 계산할 때는 공제기준 초과액의 100%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상급심에 항소해 상급심 판결이 나오면 그 판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들 환급액 미미..집단소송 가능성
이번 판결로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낸 25개 기업은 이미 낸 종부세 일부를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국세청을 상대로 관할 세무서에 낼 수 있다.
그러나 경정청구에 따른 환급은 관련 소송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야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해당 기업들이 종부세 일부를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법원에서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세청은 종부세(농어촌특별세 20% 포함)를 다시 계산해 이 기업들에 종부세 일부를 환급해줘야 한다. 이 경우 한전 28억여원, 삼성테스코 15억여원 등 25개 기업이 180억원을 돌려받게 된다.
개인 납세자들도 이번 판결에 관심이 큰 상황이지만 이미 낸 종부세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11월 세액이 고지되는 2010년분 종부세 납세자들만 환급 소송을 낼 수 있다. 종부세 일부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송을 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소송이 잇따를 지는 의문이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기존 방식대로 종부세를 납부하면 76만8천원의 재산세를 공제받는다. 새 방식대로 하면 공제액은 96만원이다. 차액이 20만원밖에 되지 않는데 이를 받기 위해 소송을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지난 2008년 1월 해킹 사건으로 1천만명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옥션 해킹 사건 때처럼 환급을 원하는 납세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해 종부세를 낸 납세자는 21만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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