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부당인출 예금 어떻게 환수될까
수정 2011-04-27 11:45
입력 2011-04-27 00:00
금감원은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 직전 부당 인출이 확인된 예금에 대해 채권자 취소권을 적용, 이를 환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27일 밝혔다.
채권자 취소권이란 채권자의 불법행위로 다른 채권자의 권익이 침해됐다면 이 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 민법상 권리를 말한다.
민법은 ▲사해행위 ▲채무자의 악의 ▲수익자의 악의가 있으면 채권자 취소권이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가령 저축은행 임직원이 영업정지 정보를 갖고 자신의 돈을 먼저 인출했다면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여기에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할 때 채권자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위를 했다면 채무자의 악의에 해당한다.
이번 사례의 경우 채무자인 저축은행의 임직원이 일부 채권자에 대해 예금을 인출함으로써 다른 채권자에게 피해를 준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채무자의 악의 요건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채무자뿐 아니라 사해행위에 따른 수익자도 채권자의 권익이 침해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수익자의 악의가 있다. 이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악의를 먼저 입증하면 수익자가 자신에게 악의가 있었는지를 반증해야 한다.
부산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 전 연락을 받고 미리 돈을 뺀 것으로 알려진 우량 고객들의 경우 충분히 수익자 악의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금융권과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번 사안은 금감원이 직권으로 부당인출 예금을 환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채권자의 소송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당인출 예금을 환수하는 방침이 확정되면 저축은행의 채권자인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민사소송을 내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업정지 전날 마감시간 이후 인출된 예금은 부산저축은행, 대전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 보해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 등 7개 은행에서 총 3천588건에 1천77억원이다.
다만, 이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환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영업정지 직전 인출된 예금이 임직원 또는 대주주의 연락을 받고 빠져나간 돈인지, 예금주와 내부자 사이에 특수관계가 있는지를 가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정황 증거가 확인돼도 채권자 취소권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환수 대상자의 반발을 살 수 있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다만 이번 사태로 선량한 예금자만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 거센 데다 앞으로 다른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경우 비슷한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논의를 거쳐 최대한 부당인출 예금에 대한 환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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