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이대론 안된다] (하) 전문성을 키워라
수정 2011-04-23 00:48
입력 2011-04-23 00:00
“非금융조직이 IT 관리… 사업구조 재편해야”
●IT, 신·경부문에 혼재… 효율성 낮아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과 IT의 연관성이 높은 상황에서 비금융 조직이 IT를 관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IT 투자 및 유지 비용 집행 등에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협은 IT 부문을 중앙회가 아닌 신용대표이사 산하에 두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농협의 기형적인 지배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1일 개정된 농협법 부칙 16조는 금융업 전산 시스템 운영을 지주사가 설립된 날부터 3년까지 중앙회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탁 기간 종료 후 전환 계획이 곤란한 경우에는 2년 범위에서 위탁 운영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최대 5년 동안 신용사업부와 IT 본부가 분리된 채 운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농협의 이상한 지배 구조를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 필수”
지배 구조 개선과 함께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농촌경제연구원 박성재 부원장은 “협동조합 지배 구조를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 1인당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시중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충원이 상당 부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영입 방안은 기존 인력의 반발에 부딪힐 경우 시행 과정에서 저항을 받을 공산이 크다.
농협의 실질적인 인사·예산 운영권은 여전히 조합 중심으로 운영된다. 인사 추천권이 농협중앙회장에서 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위원회 7명 가운데 4명이 조합장이다 보니 제 식구 챙기기 관행은 여전하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기 위해 꾸려진 인사추천위원회가 구조적으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뿌리내리는 일도 급선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박준기 농업구조팀장은 미국 농협 이사회를 연구한 보고서에서 “농협의 인적·물적 자원이 확대되어도 이를 관리하는 이사회의 능력과 자질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내부 직원들은 관료화됐다. 보수적인 시중 은행권에서도 농협의 관료화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직이 경직됐고 비대하다.”면서 “생기가 없는 조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1-04-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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