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딸 위해 준비된 외교부 특채시험
수정 2010-09-06 14:45
입력 2010-09-06 00:00
他경쟁자 ‘들러리’ 만든 셈…‘공정·도덕성 저버린 처사’
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특별 인사감사 결과에 따르면 외교부는 유 장관 딸이 특채에 응시하기 전부터 유 장관 딸의 ‘스펙’을 파악해 그에 유리한 방향으로 응시 자격과 전형 일정 등을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외교부는 과거 특채에서는 텝스에 토플까지 영어시험 성적으로 인정했지만 이번 특채에서는 텝스만 인정했다.
또 외국과의 법적 분쟁을 가리는 통상 전문가를 뽑는 시험인데 변호사 자격은 제외하는 대신 엉뚱하게 ‘석사 후 2년 경력자’를 추가했다.
석사 출신에 텝스 시험 성적표가 있고 외교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유 장관의 딸을 위해 자격 요건을 맞췄다는 의구심을 강하게 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외교부는 7월1일 특채 공고를 낸 뒤 유 장관 딸을 포함한 지원자들이 지원 요건에 맞지 않아 모두 탈락하자 7월16일 재공고를 내고서 26일 뒤인 8월11일 접수를 마감했다.
대개 재공고한 시험은 앞서 공고가 한번 나갔기에 서류 접수를 길어도 보름 안에는 마치는데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서 접수를 마감한 것도 유 장관 딸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유 장관 딸이 제출한 텝스 성적표는 7월20일과 마감 전날인 8월10일에 나온 성적표 등 두 개가 있었는데,8월10일 시험 성적이 앞선 성적보다 56점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장관 딸이 더 높은 영어 성적을 인정받도록 두 번째 시험 성적이 나온 다음 날까지 마감을 기다려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유 장관 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애초 공고 때 서류전형에서 영문 에디터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다가 재공고 때는 이와 유사한 번역사 경력은 인정해주는 등 일관성도 없었다.
이 모든 과정에는 유 장관의 최측근 인사로 불리는 한충희 인사기획관이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기획관은 장관의 딸이 특채에 응시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부 절차를 무시하고 인사위원들을 구성하고 직접 서류전형과 면접에도 참여해 다른 외교부 간부와 함께 유 장관의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몰아줬다.
면접에는 민간 위원 세 명과 한 기획관 등 두 명의 외교부 간부가 들어갔는데,세 명의 민간 위원은 유 장관 딸보다 차점자에게 2점 많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한 기획관과 다른 간부는 유 장관 딸에게 각각 20점 만점에 1점 모자란 19점을 주고 차점자에게는 12점과 17점을 줘,유 장관 딸은 총점에서 7점 차로 경쟁자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합격했다.
결국 특채 공고를 보고 발품을 팔며 서류를 만들어 낸 지원자나 서류심사를 통과해 열심히 면접을 준비한 응시생이나 유 장관 딸을 위해 준비된 시험에서 들러리 노릇만 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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