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취임 선서 한 번 더!
22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제44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맵룸’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주관으로 진행된 취임 선서를 다시 했다. 미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두 번 한 것은 취임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화근은 선서문의 ‘어순’이었다. 헌법에 명시된 선서문대로라면 “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내가 가진 능력을 다해 성실히 미국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존중,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선서했어야 했다.
하지만 취임선서를 주관한 로버츠 대법원장이 선서문을 선창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execute the office)’ 라는 구절 앞에 나와야 하는 ‘성실히(faithfully)’라는 단어의 순서를 바꿔서 읽은 것이다.
취임식 당일 오바마 대통령은 로버츠 대법원장의 실수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머뭇거렸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이 읽은 순서대로 선서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로버츠 대법원장은 사과를 했고 오바마는 웃음을 터뜨리며 악수를 청하기도 해 탈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헌법에 명시된 선서문을 그대로 읽지 않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체면 손상에도 불구하고 선서를 다시 한 번 더 하기로 결정했다.
그레그 크레이그 백악관 법률고문은 “취임식 당일 대통령 선서가 효과적으로 집행됐고 대통령이 적절하게 선서했다고 믿지만 선서문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