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2007 D-14] 내년 총선에 눈독들이는 그들
박지연 기자
수정 2007-12-05 00:00
입력 2007-12-05 00:00
우선 전날 이회창-심대평 후보 단일화가 이런 논의에 불을 지폈다. 김종필(JP) 전 총재 이후에는 이렇다 할 ‘맹주’가 없었던 충청권이 이-심 연대로 다시 주목받으면서다. 대선에서 충청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심 연대의 ‘충청권 신당 창당’이 힘을 받으리라는 전망이 있다.
이회창 후보가 “이번 대선 하나만 어떻게 잘 이겨보자는 생각은 아니다.”고 한 것이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그가 대선에서 진다고 해도 5년 전처럼 정계 은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왕 재개한 정치를 어떻게 또 접겠냐는 현실적인 관측도 나돈다.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대전과 충남·북을 통틀어 홍문표 의원의 지역구 딱 한 곳만 깃발을 꽂았을 정도로 복잡한 표심을 보였다.
당초 이명박-박근혜 ‘빅2’가 경쟁할 것으로 비쳐졌던 한나라당 내 권력구도도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전격 입당하면서 복잡해졌다. 현재로서야 정 의원이 혈혈단신이지만 그가 지지세력을 모으고, 이번 대선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면 그 역시도 새로운 세력화의 구심점이 되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측에서 정 의원의 입당을 ‘박근혜 견제용’으로 불편하게 보는 시각은 바로 그래서다. 한 측근 의원은 “정 의원이 국회의원이나 한 번 더 하려고 입당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당장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어쨌든 박 전 대표 입장으로는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차차기 대권까지 볼 것도 없이 5개월 뒤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놓고서부터 피말리는 줄다리기가 실현될 수 있다는 거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으로 나뉜 범여권의 단일화 문제도 남아 있다. 일단 통합신당 정동영·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선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이 책임을 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제3의 신당 창당 같은 정치세력화도 가능하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장 하루 앞일도 예측하지 못하는 게 정치인데 어떻게 5개월 뒤,5년 뒤를 논하겠느냐.”면서도 “다만 15일 뒤 대선이 끝나면 복잡한 권력경쟁 구도가 생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7-12-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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