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대거 불참… 한나라 ‘반쪽 연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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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 기자
수정 2007-08-31 00:00
입력 2007-08-31 00:00
30일부터 이틀간 전남 구례 지리산자락 한 호텔에서 ‘경제대통령 이명박, 민생정당 한나라당’이란 주제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는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이 대거 불참,‘경선 후유증 장기화’를 예고했다.

박 전 대표의 대선 후보경선 캠프에서 활동한 의원 41명 가운데 김기춘·김태환·김학송·김학원·심재엽·안명옥·안홍준·이강두·이진구·정희수·한선교 의원 등 11명 정도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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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측 밝은 환담, 박측은 어색한 참석

이런 탓에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연찬회가 오히려 양측 분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7일 안상수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에 박 전 대표측 인사 대부분이 참석한 것과는 분위기가 영 딴판이기 때문이다.

행사에 앞서 기자실에 들른 강재섭 대표는 “참석자들이 전국에서 오는데 휴가철이라 해외에 나간 사람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도 있다. 박쪽에서 안 왔다고 쓰지 말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단순히 참석자 숫자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었다. 이 후보측 참석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서로에게 “고생했다.”,“좀 쉬었느냐.”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말없이 행사에 임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의원은 “사람들이 자꾸 묻는 게 내가 괜히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참석 여부는 박 전 대표측 의원들 각자가 개인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밝힌 불참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상임위 활동이나 지역구 행사가 겹치거나 해외에 있어서 불참한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으나, 서울에 있는 전·현직 의원 5∼6명은 이날 밤 따로 만나 자신들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화합 외쳤으나…”

전체적으로 참석 대상자 253명 가운데 175명이 참석했다. 의원 129명 가운데에서는 87명이 왔다.

경선을 완주한 원희룡·홍준표 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도착해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며 환담했고, 중도 사퇴한 고진화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원 의원은 “토론회 없는 연찬회는 없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화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박근혜 전 대표측에) 연락은 해봤느냐, 만났느냐고 묻는다.”면서 “화합은 인위적·과시적으로 보여지기 위한 게 아니라 물 스며들듯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형식을 타파하고 진보·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적으로 국민의 요구를 하나씩 수용해 나가겠다.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무능한 리더십 ▲부진한 경제투자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교육 ▲방만한 정부 ▲불안한 삶의 질과 양극화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당내 대립보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정권교체라는 과제가 우선이라고 호소한 것이다.

구례 홍희경 한상우기자 saloo@seoul.co.kr
2007-08-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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