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하)] “성폭력 피해아동 성인된후 공소시효 적용해야”
김효섭 기자
수정 2007-02-23 00:00
입력 2007-02-23 00:00
22일 서울 용산 K초등학교에서 열린 허모양 1주기 행사에서 허양 친구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김씨는 공소시효로 인해 어린 시절 자신의 성폭력을 고소할 수 없게 된 것은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재판청구권 등이 침해됐다며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한국성폭력 상담소도 “성폭력, 특히 아동성폭력의 경우 공소시효 연장 및 배제가 돼야 한다.”며 김씨를 돕고 있다.
여성계만이 아니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이달 미성년자가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 피해자가 19세가 될 때부터 공소시효가 적용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 의원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성장해 가해자를 고소 또는 고발할 수 있는 때가 되더라도 현행 형사소송법상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일률적 제도 때문에 불가능한 사례가 많다.”면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한해서는 가해자의 공소시효 적용을 성인이 된 이후에 적용함으로써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의 경우 법정형은 5년 이상이고, 형법 298조의 강제추행의 경우 법정형은 10년 이하로 차이가 있지만 공소시효는 7년으로 동일하다. 아동성학대의 경우는 5년이다.
해외는 우리보다 아동성범죄의 공소시효가 더 긴 경우가 많다. 독일은 강간범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20년이고 아동성학대는 10년으로 정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공소시효를 갖고 있었지만 2004년 형소법을 개정해 전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늘렸고, 특히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가 가능한 친고죄인 성폭력 범죄 등에선 사실상 고소기간의 제한을 없앴다.
각 주마다 차이를 보이는 미국의 경우 공소시효가 우리의 경우보다 전반적으로 길고 특히 가해자의 DNA 등 물적 증거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특례를 마련해 놓고 있다.
●독일 강간범죄 공소시효 20년… 우린 7년에 불과
법조계에서 미성년자 성폭력의 공소시효 연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정해 변호사는 “아동 성폭력의 공소시효를 연장하거나 만 20세 등 성인이 된 이후부터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소시효가 연장되면 혐의를 밝히기 어렵다는 등의 반론에 대해서는 “혐의입증 어려움 등 연장에 따른 실효성은 없고 다른 범죄의 공소시효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정희 변호사는 “성범죄의 특성상 공소시효를 연장할 필요가 있는데 다른범죄와 형평성만을 고려해 연장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다만 연장 또는 산정방법을 논의할 때 성범죄의 성격·상황·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공소시효를 바꾸더라도 모든 상황을 다 입법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일반적인 원칙을 정하고 넓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동성범죄 등의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성폭력 등 특정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연장하기보다는 다른 강력범죄의 공소시효도 같이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7-02-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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