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Wedding] 임재현(30·현대H&S 판촉기획팀) ♥ 박이진(30·현대카드 고객만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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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7-06 00:00
입력 2006-07-06 00:00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서 당신만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

몇 년이었는지, 몇 월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국이 동창찾기 광풍에 휩싸일 무렵, 너와 동창모임에서 처음 얼굴을 맞댔지. 만났을 때도 한마디 안 해봤고, 그저 존재만 알고 있었던 터라, 실상은 동창이라는 이름으로 그날 처음 만났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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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30·현대H&S 판촉기획팀)♥박이진(30·현대카드 고객만족팀)
임재현(30·현대H&S 판촉기획팀)♥박이진(30·현대카드 고객만족팀)
처음 얼굴을 맞이하고 ‘이쁘게 생겼네.’라는 느낌을 받았어. 느낌은 그저 느낌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단순한 관심이었지. 하지만 그 당시 군인이라는 특수하고도 ‘겁을 상실한’ 신분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서울에 올라오는 기회가 있었을 때 무작정 만나자는 얘기를 했고, 우린 만날 기회를 가졌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면서 짧디 짧은 첫 번째 만남 뒤 우리는 그냥 가끔 연락하고 안부를 묻는 그냥 친구 사이가 됐던 것 같다. 고민을 상담하고 이성에 관한 궁금함을 물어보는, 편한 친구 사이. 시나브로 정이 들고 관심을 갖게 되니 어느새 시도 때도 없이 너의 얼굴이 떠오르고….

이성간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걸 믿었던 나이기에 친구가 아닌 연인으로 두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시청광장에서 그간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말았다.

“나랑 살자.”

앞뒤 얘기 다 빼고 ‘사귀자’도 아닌 ‘살자’로 물어보고 말았지. 명확한 대답도 아닌,‘사랑하면….’이라는 막연한 말만 듣고 그냥 손을 잡아버리고, 나름 긍정이라는 의미로 생각하며 나 속으로 ‘이 여자는 내 여자’라고 단정지었어.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지. 그때가 작년 4월29일.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드디어 6월24일, 우리가 결혼을 했구나.

“나랑 살자.”라는 말의 답을 아직 듣지는 못했지만 결혼을 결심한 걸 보니 나를 사랑하고, 내가 기댈 만한 사람으로 여겨지긴 하나 보다. 

친구가 아닌 삶의 동반자로서 시작하는 결혼. 물론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난 그냥 우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아주 재미있고 기대되는 인생의 기회로 생각하고 싶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위했듯이 이제 서로를 사랑하는 그런 ‘우리’가 되길 바래. 평생 옆에서 장난칠 수 있는 그런 우리를 기대하며! 사랑해!!

6월의 무더운 어느 날, 덜 착한 재혀니가 많이 착한 이지니에게.
2006-07-06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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