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 Disease] 세란안과병원 이영기 박사
수정 2005-02-28 00:00
입력 2005-02-28 00:00
시력교정술의 개념을 설명해 달라.
-인간이 시각적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인 시력은 선천적 문제가 없어도 언젠가는 결함을 드러낸다. 이런 결함을 의학적으로 보완, 보정하는 치료를 시력교정이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안경인데 지금은 다양한 기술이 안경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환자 20% 라식시술 어려워
이런 시력교정의 기술적 흐름을 짚어 달라.
-안경과 콘택트렌즈 이후 선보인 이른바 ‘레이저 시력교정’의 시작은 필요한 시력에 맞춰 각막을 깎는 엑시머레이저 수술법이었다. 이 기술에서 발전한 것이 바로 라식과 라섹이다. 이후 이런 교정치료법의 장점만을 취합한 웨이브프런트 수술법이 나왔으며, 이런 수술법 외에 보존적 치료법으로 알티산 등으로 불리는 렌즈삽입술이 새로 개발됐다.
각각의 교정술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는 어떤가.
-환자들은 아무래도 첨단 기술을 선호해 아직은 라식 적용률이 높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환자의 20%는 각막이 얇거나 백·녹내장, 또 시력이 너무 나빠 수술이 어렵다. 따라서 환자의 관심과 무관하게 의사가 가장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교정술을 권하게 되므로 실제 적용되는 교정술이 환자의 선호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 박사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0%가 근시이며 원시와의 점유비가 10대 1도 넘는다. 근시보다 원시가 많은 서구와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인종간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처럼 근시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수술을 통한 시력교정 사례가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근시 교정에는 수술이 다른 방법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라섹은 각막이 얇을 때 적용
각각의 교정술은 어떤 증상에 주로 적용되는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필요한 시력을 얻는 라식수술은 10디옵터 이내의 근시나 5디옵터 이내의 원시에 적용된다. 수술을 위해서는 도수가 높을수록 각막이 두꺼워야 하는데 통상 각막 두께가 500㎛ 이상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다음날 최대 교정시력의 70∼80%가 회복될 만큼 시력회복이 빠르고 통증이나 각막 혼탁, 근시 재발우려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라섹은 각막이 너무 얇아 라식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보통 각막 두께가 500㎛에 못미칠 때 적용한다. 라식이 각막의 깊은 부위, 즉 실질부를 깎는데 비해 라섹은 각막의 표피를 깎아 시력을 교정하기 때문에 눈에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운동선수 등이 선호하기도 한다.
웨이브프런트는 기존 검사법으로는 측정이 어려운 심한 부정난시나 동공이 지나치게 커서 라식·라섹 적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하는 기술이다. 각막 표면 등 안구 전체를 정밀 측정한 뒤 수술하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야간의 빛번짐 같은 라식의 부작용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알티산렌즈 등을 이용하는 렌즈삽입술은 고도근시로 레이저수술이 어렵거나 안구건조증이나 각막 질환 등이 있는 경우에 적용하는 기술로, 홍체(조리개)의 전면이나 후면에 인공렌즈를 삽입해 시력을 교정하며 나중에 렌즈를 교체,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각각의 교정술이 갖는 문제도 없지 않을텐데….
-레이저를 이용하는 라식·라섹은 환자의 97∼98%에서 0.7 이상의 시력을 얻을 수 있지만 고도근시의 경우 다소간의 오차를 피할 수 없다. 또 야간의 빛번짐이 레이저치료의 문제로 지적되면서 이의 대안으로 웨이브프런트가 고안됐다. 렌즈삽입술은 미국 FDA가 공인했지만 아직 장기간 예후를 관찰하지 못했으며, 비용이 비싸지만 임상적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 박사는 ‘눈은 그 자체가 삶의 질’이라고 단언한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력교정이 미용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인식했었고, 지금은 여기에 운동이나 다양한 레저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라는 생각이 더해져 갈수록 시력교정을 하려는 사람이 느는 추세입니다. 눈이 바로 삶의 질과 연계돼 있다는 방증이지요.”
●우리나라 年 10만명이 시력 교정
환자의 발생 추세는 어떤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10만명 정도가 시력교정술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시력은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물론 우리나라에 안경 쓴 초등학생이 많다는 것은 환경요인의 영향을 말하는 근거이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유전적 소인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환경요인으로는 조기교육, 컴퓨터의 일상화, 나쁜 독서습관 등이 문제로 꼽힌다. 사람들이 ‘질병에 대해 진지한 의사’라고 평하는 그는 “평소 생각없이 눈을 혹사하는 습관이 문제”라며 “좋은 습관만으로도 정상 시력을 훨씬 오래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영기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USC대 의대 및 일본 교토대 의대에서 각각 각막과 각막생리 연수▲미국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에서 교환교수로 시력교정술 연구▲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시력교정술 책임교수)▲미국안과학회, 백내장 및 굴절수술학회 정회원▲세계굴절수술학회 정회원▲현, 세란안과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2005-0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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