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2004] 南北 엇갈린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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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28 02:46
입력 2004-08-28 00:00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 남북한 복서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 조석환(25)은 27일 페리스테리 올림픽복싱홀에서 열린 복싱 57㎏급 준결승전에서 러시아의 알렉세이 티치첸코(20)에게 25-45로 졌다.결승 진출에 실패한 조석환은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같은급에 출전한 북한 차세대 기대주 김성국(20)은 앞선 경기에서 독일의 비탈리 타이베르트(22)를 맞아 난타전끝에 29-24로 승리,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들어 은 3,동 1개로 아직 ‘금맛’을 보지 못한 북한은 김성국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을 기대하게 됐다.북한 복싱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최철수(51㎏급) 이후 12년만에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조석환의 패배로 사상 첫 남북 결승대결은 무산됐다.

‘돌주먹’이란 별명답게 티치첸코는 강력한 왼손훅을 앞세워 초반부터 조석환을 몰아붙였다.조석환은 기선제압을 위해 초반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지만 정확도와 파워에서 밀려 완패했다.

올림픽 출전 직전까지 강원도 태백 함백산(해발 1573m)에서 산악달리기를 통해 체력에 자신감을 얻은 조석환은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았다.16-35로 크게 뒤진 채 맞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한방’으로 대역전을 노렸지만 티치첸코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석환은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면서 “김성국 선수가 나 대신 반드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석환은 한국 복싱 대표팀의 든든한 맏형으로 버팀목 같은 존재.충주 미덕중학교 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글러브를 낀 뒤 쉼없이 샌드백을 쳤다.1999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전성기를 맞았다.2000년 1월 서울컵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시드니올림픽 54㎏급에 도전장을 냈으나 1회전에서 탈락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자신감을 되찾았고,지난 6월 올림픽 대표로 뽑힌 뒤 태백 분촌에서의 고지대 훈련을 거뜬히 소화해 메달 기대를 높였다.57㎏급으로 한 체급을 높인 조석환은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가 최대의 장점.



한국선수단은 ‘연습벌레’인 조석환에게 은근히 금메달을 기대했다.초반 승승장구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지만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발목을 잡힌 것.쇼핑이 취미라는 조석환은 2남 1녀 중 둘째로 은퇴 후에도 복싱계에 종사하겠다는 포부다.

window2@seoul.co.kr
2004-08-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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