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2004] 이봉주·지영준·이명승 30㎞까지 선두사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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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27 02:07
입력 2004-08-27 00:00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 ‘태극 3총사,선두를 지켜라.’

남자마라톤팀에 ‘선두사수’의 명령이 떨어졌다.한국은 노장 이봉주(34·삼성전자)에게 올림픽 3번째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아테네 클래식코스(출발 30일 0시)는 난코스로 쉽게 우승자를 점칠 수 없는 상황.여기에다 무더위까지 겹쳤다.이런 혹독한 조건에서는 팀 동료들의 격려가 제일 큰 힘이 된다.옆에서 함께 달리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힘을 준다.

실제로 여자마라톤에서 일본은 이런 ‘협력 작전’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노구치 미즈키(1위)를 비롯한 3명의 일본 선수들은 출발부터 30㎞까지 선두그룹을 유지한 채 함께 달렸다.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되는 구간으로 북한 함봉실 등 여러선수들이 나가 떨어졌지만 일본 선수들은 힘들 때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역주했다.

노구치 외에 나머지 2명의 일본 선수들도 각각 5위와 7위에 올랐다.마라톤이 궁극적으론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동료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세계최고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인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는 후반까지 역주했지만 36㎞지점에서 울면서 포기했다.

오버페이스가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동료가 함께 달렸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봉주가 불운을 겪은 시드니올림픽도 비슷했다.남자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의 게자행 아베라(1위)와 테스파예 톨라(3위)는 막판까지 선두그룹을 형성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주었다.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영조는 무리지어 선두그룹을 형성한 일본 선수들 때문에 중반까지 애를 먹기도 했다.

문제는 이봉주와 함께 출전하는 지영준(23·코오롱)과 이명승(25·삼성전자)의 컨디션.지난 11일 아테네에 입성한 차세대 주자 지영준은 “봉주형이 생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면 나는 이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두드리는 패기로 일을 내겠다.”고 말했다.특히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 막판 순위경쟁에서 예상외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신예 이명승도 지난해 파리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한 경험이 있어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window2@seoul.co.kr

아테네올림픽 특별취재단

이창구기자(체육부) 김명국차장(사진부) 김태충차장 조병모 위원석기자(이상 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김용습(〃 사회부) 강영조기자(〃 사진부)
2004-08-2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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