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ROK가 아닌 R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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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12-11 00:00
입력 2003-12-11 00:00
“정부가 부안에서 발빼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닙니까.”

10일 오전 산업자원부의 ‘부안 이외 타 지역 원전센터 신청기회 부여’ 발표 직후 전북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진의’를 캐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답변에 나선 강현욱(姜賢旭) 전북지사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애써 강조했지만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 아쉽다.”고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원전센터 유치에 나섰던 위도주민들은 물론 반대측 주민들도 ‘나약한 정부’‘오락가락 정책’이라며 수시로 바뀌는 정부의 정책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정부의 발표를 놓고 ▲부안에서 발빼기 수순용▲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시간벌기용▲타지역과 경쟁구도를 통한 부안지역 반대여론 압박용▲부안 실패 이후 타지역 후보지 확보용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그러나 공통된 시각은 “이제 정부가 어떤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대통령과 총리,장관들이 나서 어떤 국책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다음 날이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불신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묵묵히 생업에 전념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 의사는 무시된 채 ‘소수의 목소리가 전체 국민의 뜻으로 호도되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혹자들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정부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며 대한민국을 ROK(Republic Of Korea)가 아닌 RONK(Republic Of NGO Korea)로 불러야 하는 실정이라고 비아냥거린다.

믿을 수 없는 정부 때문에 엄청난 혼란을 겪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국민들은 ‘불신감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즉흥적인 발상과 이를 서둘러 발표하고 보는 아마추어리즘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다.

임송학 전국부 기자 shlim@
2003-12-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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