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구두 뒷굽
기자
수정 2003-11-08 00:00
입력 2003-11-08 00:00
구두 뒤축이 유난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닳은 사람이 눈에 띌 때면 홀로 그 사람의 삶의 무게를 가늠해본다.기울어진 만큼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부여안고 살아가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그리고 나는 구두 뒷굽에서 약점을 내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타‥타‥타‥’하는 건강한 발걸음 소리를 의도적으로 내곤 한다.
얼마전 목욕탕에 갔다가 구두를 벗는 순간 구두닦는 아저씨가 황급히 부른다.구두 뒷굽이 바깥쪽으로 허물어지게 닳았다고 한다.굽을 갈지 않으면 쉬 피로해지고 허리에도 무리가 간단다.남의 티끌에만 신경쓰는 사이 대들보처럼 자란 내 약점이 들킨 것 같아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11-08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