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기 특파원의 도쿄 이야기 / 한국은 우편 배달사고 천국?
기자
수정 2003-09-06 00:00
입력 2003-09-06 00:00
각국의 특파원들이 주재도시의 이면을 전하는 도쿄신문의 연재물 ‘세계의 거리’에 실린 그의 칼럼은 외국인,그것도 특파원이 보고 느낀 한국의 우편배달 실태를 잘 지적하고 있다.
“밤 늦게 귀가해 아파트 1층의 우편함에 잔뜩 우편물이 있었다.대수롭지 않게 꺼내 집에 갖고 들어와 개봉하려 했더니 놀랐다.11통 모두가 잘못 배달된 것이었다.
기자의 집은 15층 아파트의 708호.우편물 중 9통은 807호 앞이고 남은 2통은 완전히 다른 집이었다.다음날 아침,이들 우편물을 제대로 된 우편함에 넣어두었다.서울에서는 아파트 같은 집단주택 1층의 우편함 옆에는 빈 상자가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보다 이사를 자주하기 때문에 전에 살던 거주자 앞으로 온 우편물을 넣는 상자로 생각했지만 배달사고에 대비한 목적도 있는 것같다.
한국에서 배달사고가 많은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그런 상황으로 미뤄볼 때기자 앞으로 온 우편물도 적지않게 다른 집으로 배달되고 있을 것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얼굴이 화끈거리게 만드는 따끔한 한마디이다.잘못 배달돼온 우편물보다는 자기 앞으로 와야 할 우편물이 엉뚱한 곳에 가 있어,정작 본인은 볼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한 걱정을 담았다.
기자가 도쿄로 부임해 2년여 11층 아파트의 701호에 살고 있으나 ‘아쉽게도’ 702호의 우편물이 잘못 들어오거나 한 일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도쿄에서 한 차례 이사를 했어도 마찬가지.미처 새 주소를 통보받지 못한 지인들이 전에 살던 곳으로 보냈던 우편물은 우체국에서 배달 전 분류돼 이사한 곳으로 한동안 꼬박꼬박 배달돼 오던 기억이 새롭다.
도쿄라면 하지 않아도 될 ‘우편물 배달사고’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서울에 사는 시로우치 지국장은 하고 있는 셈이다.
marry01@
2003-09-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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