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체벌 유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3-09-05 00:00
입력 2003-09-05 00:00
필부(匹夫)들의 생각이 늘 그렇지만,수험생인 아들에게 “뭐 힘이 될 일이 없을까.” 찾다가,승용차로 등교를 도와주기로 했다.10분이 조금 넘는 짧은 거리이지만,처음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그런데 요즈음은 차에 오르면 아들은 아예 자버린다.“꿀맛이겠지.” 싶어 등교시간이 조금 이르다 생각되면 2∼3분쯤 걸리는 학교 근처 아파트단지를 한바퀴 더 돌곤한다.

그날 따라 너무 피곤해 보여 아파트단지를 한바퀴 더 돌려고 들어섰는데,마침 공사중이었다.서투른 운전솜씨에 뒤로 나오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고,등교시간을 2분정도 넘긴 것 같았다.뛰어가는 아들녀석의 뒷모습이 안쓰러워 ‘혹여’하는 생각에 학교안으로 들어섰다.서 너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뛰고있는 게 아닌가.“지각생들인가.”



아들녀석을 발견한 순간,계단에 회초리를 들고 서있는 한 남자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확 열이 받쳤다.“아니 밤새 공부하느라 피곤한 애들에게 체벌이라니…” 막무가내로 한번 따져보려다 ‘아들사랑’과 ‘제자사랑’이 조금은 다를 것 같아 힘들었지만,그만뒀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3-09-05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