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혹·수사 방해·권력이용 개인사업…” 伊총리, 英언론 비판 ‘진땀’
수정 2003-08-04 00:00
입력 2003-08-04 00:00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8월2∼8일) 지면과 웹사이트를 통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저지른 각종 부정부패 사례를 6개항으로 나눠 자세히 싣고 그에게 28개항의 질의에 대답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웹사이트에는 빌 에모트 편집장 명의의 공개 서한 전문을 올렸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그의 최대 부패 의혹인 ‘SME 사건’에 대해 방대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인 지난 1985년 국영 식품회사 SME 매각 과정에서 판사들을 매수,경쟁사베네데티의 입찰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잡지는 이 스캔들로 당시 베티노 크라시 전 총리 정권에서 그가 언론 독점권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법정에 섰으나 그를 제외한 다른 연루자들만 처벌을 받았다.그는 법정 진술을 통해 자신의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이 SME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폭로,파문을 일으켰다.지난 6월 이탈리아 의회가 총리를 포함한 최고위직 5인에 대해 임기 중 면책특권을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하면서 재판은 현재 중지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1년 4월 “이탈리아를 이끌기에는 부적합한 인물” “이탈리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 2건을 통해 이미 그에 대해 칼날을 겨눴었다.잡지는 이 때도 51개항에 달하는 질의서를 총리에게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잡지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이었다.하지만 지난 5월에도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EU의 순번 의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글을 싣는 등 비판의 예봉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그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데 대해 “이탈리아를 개혁하고 세계 무대에서 이탈리아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한 부유한 기업인의 문제가 아니라,자신에 대한 사법적 수사를 방해하고 사익을 위해 새로운 법과 규칙을 제정함으로써 자기 사업 육성에 정치권력을 이용하는 한 부유한 기업인의 문제”라고 잡지는 설명했다.
잡지는 또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자신이 주장하는 것처럼 새로운 이탈리아를 건설하는 사람과 전혀 거리가 먼 인물이며,오히려 마피아가 판치던 구시대 이탈리아를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코노미스트가 자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적대적 정치 캠페인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그가 소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피닌베스트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회사 변호사들이 문제의 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
2003-08-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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