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 “軍부대 가혹행위 전화연락 주세요”군가협, ‘군인의 전화’ 운영
수정 2003-07-29 00:00
입력 2003-07-29 00:00
군가협은 지난 98년 2월 사망한 김훈 중위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유가족 단체.현재 50여가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의문사의 진상을 밝혀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에 주력했지만 최근 영역을 군 폭력과 성추행 등 군 인권분야까지 넓혔다.
지난 5월12일부터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군인의 전화는 군 의문사 유가족들이 나서 군내 폭력을 종식시키고 사병들의 인권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개설했다.
군내 사망사고에서부터 구타 및 가혹행위,집단 따돌림,복무부적응,의료사고 등 모두 23건이 접수돼 조사가 진행중이다.
상담전화는 군가협 상담원과 천주교인권위원회 상담조사실 소속 상담원이 각각 접수한 뒤 해당 부대 방문 등을 거쳐 사실확인 절차를 밟는다.또 위촉 변호사를 통해 법적 구제에도나선다.
그리 많지 않은 전화건수이지만 군가협 가족들은 기가 죽지 않는다.언론에 소개되거나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만으로 ‘연결’된 소중한 전화이기 때문이다.
전화는 피해 당사자가 걸어오는 경우보다 가족들의 간접 제보가 주를 이룬다.
서석원 간사는 “웬만한 구타나 성추행의 경우 눈감고 제대할 때만 기다리는 것이 우리 군대의 현실”이라면서 “대부분의 상담전화는 구타나 왕따 등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심각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 걸려온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수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그래서인지 군인의 전화 상담번호가 적힌 안내문을 군부대에 알려주기를 국방부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만 군당국의 경우 군가협과 유사한 군 인권단체에 직통전화를 설치하거나 군 전화번호 옆에 번호를 붙이도록 허용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군가협 주종우(54)회장은 “군인의 전화는 군 폭력으로 희생당하는 꽃다운 젊음을 막기 위해 개설됐고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혔을 때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주석기자 joo@
2003-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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