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 이숙진 US여자주니어골프 5수끝에 우승
수정 2003-07-28 00:00
입력 2003-07-28 00:00
재미교포 이숙진은 27일 미국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브루클런골프장(파71·6303야드)에서 18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제55회 대회 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박인비(15)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우승컵 ‘글레나 콜렛 베어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인천 한일초등학교 재학 당시인 지난 98년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2위에 오르는 등 가능성을 보인 이숙진은 중학생 때인 지난 99년 이모한테 입양돼 미국으로 건너갔다.
부모가 경제적 뒷바라지를 할 수 없어 주한 미군으로 복무하던 스티븐 웨스토프와 결혼한 이모가 이숙진을 입양 형식으로 초청해 부모 노릇을 하기로 한 것.이 때문에 영문 이름 표기 때 ‘Sukjin-Lee’ 뒤에 ‘웨스토프(Wusthoff)’라는 이모부의 성이 붙는다.
지난해 뉴저지주 여자아마추어 정상에 올랐고,지난달에는 월요예선을 거쳐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클래식 출전 티켓을 따내기도 했다.
이숙진은 이날 경기 내내 박인비에 끌려 다녔다.박인비는 1번(파4)과 2번홀(파3)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보기,파세이브에 그친 이숙진을 압도했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이숙진에 3홀 차로 앞선 박인비는 7번홀과 8번홀(이상 파5)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챙기며 무려 5홀 차로 달아났다.그러나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박인비의 드라이버 샷이 갑자기 말썽을 부리면서 페이스에 제동이 걸려 제풀에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주도권은 자연스레 이숙진에게 넘어갔다.
9번(파4)과 10번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한 박인비의 실수로 이숙진은 파 세이브만으로 2홀을 따내며 추격에 나섰다.
이어 13번과 14번홀(이상 파4)에서도 파행진을 거듭하며 잇따라 보기를 범한 박인비와의 차이를 1홀 차로 좁혔다.
16번홀(파4)에서 다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박인비와 승부의 균형을 맞춘 이숙진은 17번홀(파4)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디를 잡아 전세를 뒤집었다.
157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을 잡은 이숙진은 두번째샷을 핀 2.5m에 붙인 뒤 버디퍼트를 떨구며 잡은 1홀 리드를 18번홀(파4)에서 지켜내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숙진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지켜봐 신경이 많이 쓰였고 신경이 곤두서자 손도 떨렸지만 ‘지키자’는 말을 되뇌며 극복했다.”고 말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2003-07-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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