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제도개선” 정면돌파
수정 2003-07-21 00:00
입력 2003-07-21 00:00
민주당 이상수 총장이 야당의 호응 여부와 관계없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도 21일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다.청와대 관계자는 ‘미래의 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혀 주로 제도개선 촉구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예고했다.민주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더라도 그 진실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정치적 논란을 매듭짓는 것이 아니라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이상수 총장은 20일 곧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혔다.“야당의 공개여부와 관계없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21일 당 확대간부회의에 보고하고 승인이 나면 바로 밝히겠다.”고 공개시기까지 명시했다.
공개 범위와 방식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이 총장은 “지난해 9월말 당 선대본부가 발족했기 때문에 9월1일부터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대선 공식선거운동기간(2002년 11월27일∼12월18일)의 선거비용 274억원뿐 아니라 그전에 사용한 정당비용 80억원에 대한 수입과 지출내역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정치자금법상 후원자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게 돼 있는 점 때문에 영문 이니셜로만 밝히며,지출내역은 이미 선관위에 보고했다는 이유로 수입부분만 공개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공개가 이뤄진다 해도 진위를 가리기 위한 실사가 불가능해 실효성이 없고,이미 공개된 모금방식 외에 특별성금 등 장부에 잡히지 않은 자금의 존재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이 총장의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데 대해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다.한나라당은 일단 ‘민주당 대선자금의혹 진상조사 특위(가칭)’를 구성하는 등 “대선자금 공개는 민주당만의 일”이라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곽태헌 김상연기자 tiger@
2003-07-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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