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천시민들의 ‘逆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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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7-09 00:00
입력 2003-07-09 00:00
지난 7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는 화물연대의 시위와 이에 맞선 과천 주민들의 ‘역(逆)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틀에 한번꼴로 열리는 집회 때문에 소음 공해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인근 학교 학생들은 영어 듣기평가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학습권의 침해를 받고 있다며 확성기 소음의 중단을 촉구했다는 것이다.주민들의 하소연처럼 우리의 시위 문화는 타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정도로 정상궤도를 이탈해 있다.남이야 고통을 받든 말든 내 주장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헌법에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하더라도 타인의 자유와 권리까지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하지만 서울 도심과 전국 관공서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는 시위와 집회에는 확성기,징,꽹과리 등 각종 소음 도구가 동원되는 등 공해 경연장에 가깝다.집회 참가자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잡담하면서 고성능 확성기만 틀어놓기도 한다.내 권리를 찾기 위해서라면 남에게 불편을 끼쳐도 괜찮다는 배짱이다.이 때문에 주변 상가나 사무실 근무자는 소음으로 인해극심한 정신적인 고통까지 겪고 있다.경찰은 2년여 전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과도한 소음 집회를 규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우리는 먼저 집회 참가자들이 스스로 소음을 줄여줄 것을 당부한다.집회 참가자들이 아무리 목청을 높인다 하더라도 불편과 불쾌감을 안겨준다면 남들이 동의할 리 만무하다.정부도 공공의 질서를 훼손하는 집회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집시법에 소음을 규제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03-07-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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