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의 그린에세이] 골프 스트레스 해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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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5-27 00:00
입력 2003-05-27 00:00
“클럽을 내던진다고 해도 코스를 상하게 하거나 다른 선수에게 방해되지 않는 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렇게 투덜거렸다고 한다.데이브 힐이라는 프로선수는 한 해에 14개의 퍼터를 부러뜨려서 14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기분이 나빠서 자기의 클럽을 꺾는 것이 왜 나쁜가.가령 5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왜 안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 푸념을 담았다. 나는 라운드를 하면서 공이 안 맞을 때,애꿎은 돌부리를 차기도 하고,OB말뚝을 탕탕 때리기도 한다.“더럽게 안 맞네,엊저녁 술이 원수로다,헤드업하는 목을 팍….” 등등의 욕을 하기도 한다.이런 돌출 행동을 하는 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동반자와 캐디에게는 변명을 한다.
“소인이 원래 천출이라 욕이 입에 달렸습니다.그게 다 누워서 침 뱉기니까,신경 쓰지 말고 각자 볼일을 보십시오.”
화를 더디게 내는 자가 용사보다 낫다고 한다.참으라는뜻이리라.그러나 인간의 성정은 가지가지라서,화를 밖으로 폭발시켜야만 평정을 찾는 부류가 있다.나는 화를 밖으로 분출하지 못하면 흥분이 지속돼서 호흡이 빨라지고 스윙도 빨라지면서 게임의 균형이 깨진다.그래서 돌부리를 걷어차고 머리를 쥐어뜯는다.
‘두더지 잡기’라는 게임 기계가 있다.가로와 세로 각각 1m쯤 되는 판자에 주먹이 들락거릴 만한 구멍이 10개쯤 뚫려 있고,이 구멍으로 나무로 만든 두더지가 고개를 내밀면 망치로 두들겨서 두더지가 못 나오도록 하는 게임이다.속이 상하고 화가 날 때 두더지라도 사정없이 패서 분통을 터뜨리라는 것이리라.
골프장 페어웨이에서 두더지가 기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푸른 잔디 위에서 까맣고 윤기가 나는 털뭉치가 움직이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봤더니 두더지였다.망치로 두드려 잡기에는 너무 연약한 동물이었다.
그렇다고 두더지 게임기계를 가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또 골프채는 화가 날 때마다 꺾어 버리기에는 너무 비싼 물건이다.채가방 안에 망치라도 하나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공이 안 맞을 때마다 OB말뚝이라도 두드려 박을까보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2003-05-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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